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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본산 조계사, 인접 15m 지하 6층 굴착 건축공사에 촉각

  • 교계
  • 입력 2022.06.09 16:50
  • 수정 2022.06.09 17:13
  • 호수 1636
  • 댓글 2

수송동 코리안리재보험 빌딩 정비계획 발표
1차선 일방통행도로 사이에 두고 공사 진행
보물 목조여래좌상 봉안된 대웅전과도 50m
“95년 한국일보 신축 지반균열 악몽 재현되나”

대한불교총본산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와 불과 15m 거리에 지하 6층, 지상 16층, 연면적 9만3000㎡ 규모의 대규모 건축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조계사와 1차선 일방통행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지하 6층 규모의 굴착공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조계사가 문화재보호와 수행환경훼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6월9일 보도자료를 통해 종로구 수송동에 자리한 ‘코리안리재보험 빌딩’ 정비계획안이 6월8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가결됐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수송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내에 자리한 코리안리재보험 빌딩(수송동 80번지)은 현재 지하 3층, 지상 12층 규모로 1985년 준공됐다. 그러나 해당 토지소유자가 건축물 안전과 도시경관 저해, 내부설비 노후 등을 이유로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및 문화시설 건립계획을 제안, 추진해왔다.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용적률 800% 이하, 높이 70m 이하에서 건축이 가능하도록 정비계획안을 가결했다. 해당 부지에는 지하 6층, 지상 16층 규모의 신축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6월9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조계사는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발표된 공사 예정지가 조계사와 폭 5m에 불과한 1차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조계사 경계와도 15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대웅전과는 50m, 천연기념물 제9호인 조계사 백송과의 거리도 100m 남짓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조계사는 공사과정에서 지하층의 규모를 현재의 3층에서 6층으로 확장하기 위한 굴착공사가 진행될 경우 진동과 이에 따른 균열 발생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은 “6월9일 서울시의 발표를 보고서야 이 같은 대규모 건축 공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공사 소음과 분진 등으로 인한 수행환경 훼손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진동과 지반 균열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조계사가 인근 건축 공사에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1995년 한국일보 사옥 신축과정에서 발생한 지반 균열과 진동으로 대웅전 용마루와 지붕 일부가 내려앉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경험 때문이다. 조계사 대웅전과 불과 20m여 떨어진 거리에서 진행되었던 공사 역시 지하 6층 깊이였다. 이 과정에서 굴착공사로 발생한 지반 균열이 조계사 쪽으로 진행되면서 당시 조계종 총무원 청사 벽에 균열이 발생했고 해탈문이 훼손 위험에 처하기도 했었다. 조계사는 굴착공사가 계속될 경우 균열이 대웅전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대건설 측에 공사중지와 안전조치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현대건설과의 이견으로 이 사태는 해를 넘겼고 조계사와 신도들은 1년여 동안 가슴을 졸이며 신행과 수행을 이어가야 했다.

올해 4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조계사 대웅전의 목조여래좌상.
올해 4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조계사 대웅전의 목조여래좌상.

이 종무실장은 “조계사 대웅전은 2000년 9월 서울시유형문화재로, 대웅전에 봉안돼 있는 목조여래좌상은 올해 4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만큼 보존과 관리의 책임이 있는 조계사로서는 인근 환경 변화와 위험요인에 대해 주시할 수밖에 없다”며 “공사와 관련해 서울시나 해당 업체로부터 사전에 연락이나 논의가 없었던 탓에 현재 정확한 상황을 파악 중에 있으며 문화재환경과 수행환경 보호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모든 가능성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36호 / 2022년 6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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