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꾸밈없기에 걸림 없는 담박한 위로

  • 출판
  • 입력 2022.06.20 13:42
  • 호수 1637
  • 댓글 0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그대에게
덕조 스님 글·사진
김영사/328쪽
1만5800원

맑고향기롭게 이사장 덕조 스님
‘아침을 여는…' 문자 메시지서
행복·시간·소통·수행·침묵 주제
통찰 담은 간결한 문장 ‘눈길’

‘침묵의 의미는 단순히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는 ‘시대의 스승’ 법정 스님의 맏상좌 덕조 스님의 두 번째 이야기다. 덕조 스님은 2009년 서울 길상사 소임을 내려놓고 송광사 선원에서 정진을 시작했다. ‘입을 다무는 침묵’이 아닌 ‘마음 속 심연을 들여다보는’ 10년의 시간을 보낸 스님은 2019년 산문을 열고 나와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 이사장 소임을 맡으며 대중과의 깊은 소통을 시작했다. 2015년 첫 에세이집 ‘마음꽃을 줍다’를 통해 불일암에서의 소박한 일상과 단순함의 진리를 전했다면 두 번째 에세이집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그대에게’는 지난 시간 그 깊은 심연에서 길어낸 통찰의 사리다. 

“창문을 열면 맑은 바람과 영롱한 별들이 마당에 내려앉은 적막한 불일암에서 13년! 은사 법정 스님께서 주신 불일암과 카메라! 은사스님의 향기가 가득한 불일암에서 ‘나는 왜 이곳에 있는가?’ 스스로 묻습니다. 지난 10년은 은사스님의 유언을 따르며 수행했다면, 지금은 은사스님의 마음과 하나 되기 위해 살고 있습니다.”

법정 스님이 주신 카메라로 세상의 그림자를 찍었다. 찰나를 기록해 영원으로 남기는 사진은 우리 삶과도 닮아있었다. 영원을 살지 못하는 인간, 순간을 잘 살기 위해 날마다 다시 태어나고 다시 시작해야 하기에 ‘오늘이 영원’이라는 가르침을 덕조 스님은 사진으로 담고 글로 전했다. 책에는 2014년 5월부터 지금까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매일 독자들에게 전한 ‘아침을 여는 향기 소리’의 글 가운데 가려 뽑은 330여편을 수록했다. 직접 찍은 사진 40여장도 함께 실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로 묶은 글 모음에는 각각 행복과 시간, 나를 다스림과 소통, 수행과 기도, 쉼과 침묵이라는 8개의 주제가 담겼다.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휴식과 지혜의 메시지다. 

 

그럴듯한 미사여구 하나 없이 담박하고 명료한 글은 꾸밈이 없기에 걸림도 없다. 어떤 마음으로 책장을 펼치든 위로를 만날 수 있는 이유다. 천의무봉(天衣無縫)의 아름다움이 책장 가득하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37호 / 2022년 6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