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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의 사변과 교계의 침묵

기자명 우학 스님
  • 기고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여러 신도의 분노적 권유에 의하여 3월1일밤 김용옥씨의 MBC 특강을 보면서 그의 강의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져한다. 그리고 자성하고져한다.

삼봉 정도전은 자기들의 군사반란 합리화때문에 당시 전통 질서를 유지했던 불교를 비판하기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던 사람이다. 그 사람은 불교 전문가나 불교 수행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기식대로 견강부회하는 점이 많았으며 불교에 문외한인 관계로 정통 불교에 대하여 많은 오류를 범하였다는 사실이다. 즉, 정도전은 첫째, 깊이있는 불교를 몰랐고 둘째로, 일천한 불교지식을 자기식대로 해석하여 정법을 폄하 하면서 까부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온 책이 『불씨잡변』이었다. 그의 책과 사상은 조선의 위정자들이 불교를 핍박하는 근거가 되었다는 사실은 후세 사람들이 다 주지하는 바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사람이 쓴 책을 공중파 방송의 비중있는 시간에 교과서로 채택하였다는 것이다. 자연, 정통 불교까지 매도당할 수 밖에 없는 발언을 강의자인 김용옥씨는 서슴없이 내 뱉는 것이다.

불교인이 아닌 그 사람이 불교를 들먹이는 것도 문제지만 애초부터 비불교적 내용으로 불교를 이야기한 것을 충분한 여과 과정이나 점검없이 불교의 기본철학인 인과법마저 감히 매도하는 것은 처음부터 의도된 바가 없지 않다고 본다. 즉,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한 MBC측의 담당자와 예수교인인 김용옥씨간의 모종의 담합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다. 김용옥씨의 알량한 지식에 불교 교리의 핵심과 정법이 일방적으로 훼손되는 점을 한국 불교교단이 간과한다면 불교 전체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이므로 교단의 대표책임공식(각종단의 총무원, 포교원, 교육원) 기구에서 빨리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바라며 우리 불교도들의 각성을 촉구하는바이다. 한국 불교는 무명(無明)의 긴 잠에서 깨어나야한다. 수수방관적인 태도를 버리고 정법을 수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할 때이다. 1600년 이어온 우리 불교가 이 시대에 와서 무너져버린다면 후일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

혹자는 설마 불교가 망할까하는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런 역사는 얼마든지 있었다. 불교의 발생지인 인도가 그랬다. 우리나라 불교 인구가 4년만에 2%나 줄고 차세대 불자는 씨가 말라가고 있다. 기가 막히는 일이다. 한국 불교는 진정 산속 고목이 되어 버렸단 말인가! 한편, 예수교인들은 기세등등하다. 신자가 4%나 늘고 젊은층 전도에 대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니 기독교인들이 함부로 지껄여대도 말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지각없는 우리 불교교단의 일부는 예수교인인 김용옥씨를 불러 강의를 시킨다. 대중적 인기를 고려하여 앞다투어 모시는지는 모르지만 기독교라는 렌즈를 통한 그의 강의는 불교의 정통에서 보면 온전할 리가 없다. 불교 안에서는 그리도 학자가 없는가 싶다. 김용옥씨가 불교 단체에서 강연할때는 어지간히도 불교를 생각하는 척 하지만 불교를 벗어난 공중파 TV등 매체에서는 사정없이 불교의 교리를 폄훼한다. 이번의 MBC 방송내용이 그러하였다. 카멜레온의 옷을 입은 그를 불교인들은 멍청하게 입을 벌리고 앉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불교의 인과사상이 말도 안되는 비유로 깡그리 부정될 때 모였던 방청객들이 박수를 쳐 대었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하지 않을수 없다. 아무런 반론의 장치없이 막무가내로 이루어지는 그의 엉터리 불교 강의가 우리 불자들의 신행에 얼마만한 혼돈과 상처를 주는지를 교단의 모든 책임있는 사람들은 알아야한다. 불교의 대표적 성지인 팔공산 전체가 계명문화대학이라는 기독교재단에서 붙인 “산불조심” 현수막으로 장엄되고 있다. 우리 불교도들은 이제 진짜 정신을 차려야한다. 우리는 현재 어디에 서 있는가!


우학 스님/영남불교대학 관음사 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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