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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⑪

기자명 정태혁

계율은 선정으로 이끄는 수행의 근간

천태의 관법은 소승불교의 사념처관(四念處觀), 수식관을 그대로 답습하였으나, 독자적인 견해로서 체계화했다. 임제(臨濟)의 간화선(看話禪)도 소승시대의 여러 조사들이 깨달은 세계를 단적으로 파악하려고 한 관법이다.

지금까지 소승불교의 수행에서 몇가지 대표적인 것을 소개했다. 그러면 불교의 수행이란 어떤 것인가를 정리해야겠다. 수행(修行)이라는 말은 ‘닦아서 행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러면 닦는다는 것이 무엇인가?


마음을 고요히 하는 것이다. 흔들리고 들뜨거나, 침잠하고 어두운 마음이 아니고 밝게 깨어있는 마음이 되려고 하고, 고요히 안정된 마음이 되려고 하는 수행이다.

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라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믿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가르침을 믿고 실천해야하는데 부처님 말씀을 믿으려면 부처님의 마음과 같이 되어서 그 마음을 알고 믿게 된다. 그래서 불교도들은 부처님과 같이 마음을 닦아서 부처님 마음과 같이 되려고 노력했다.

부처님은 항상 고요한 마음과 항상 깨어있는 마음으로 사셨다. 그러나 몸이 없이 마음이 따로 있을 수 없으므로 몸과 마음을 닦는 것이다.

부처님은 자기의 참된 몸과 마음을 올바르게 보게 되었고, 자기를 찾게 되었고, 자기를 올바르게 살리게 되었다.

부처님이 깨달으셨다는 것은 자기의 올바른 모습을 깨달으신 것이고 이 세상의 모든 존재의 진실을 여실히 보신 것이고, 여실히 보셨으니 모든 존재를 절대안온한 세계로 인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이 연기의 도리라고 하는 것이다.

연기의 도리가 공의 도리요, 중도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이 세상의 모든 존재의 있고 없는 도리다. 연기의 도리 그대로, 공의 도리 그대로 사신 것이 부처님의 삶이었다.

부처님의 일관된 수행과정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자기를 조복하는 수행이었으며 그 과정은 명상을 통해서 삼매의 세계에 드셨고 삼매를 떠나지 않고 삼매 속에서 이 세상을 관하고 그것을 살리셨다. 삼매는 지(止)요, 이 세상을 관하는 것은 관(觀)이다. 지와 관이 동시에 운용되는 삶을 사셨다.

부처님의 수행은 한때 수정주의자(修正主義者)의 길을 택하셨으나, 드디어 이로부터 새로운 길을 개척하셨다. 지(止)에서 관(觀)으로 나오신 것이다. 지관쌍수(止觀雙修)는 지관쌍운(止觀雙運)이다. 삼매는 정(定)이라고도 하는 것이니, 계(戒)가 없이 정이 있을 수 없다. 계는 몸과 마음을 올바른 상태로 가게 하는 인간 훈련이다.

우리 인간의 마음과 몸은 습관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잘 조련해서 항상 어디서나 올바른 상태를 떠나지 않게 해야한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업장의 소멸이라고 말한다. 업이 쌓여서 이루어진 훈습을 잘 조복하는 훈련이 수행이다.

이러한 자기 조복을 통해서 자기자신에 머물게 되니, 이것이 정이다. 이 때에 비로소 지혜가 나타난다. 이것이 혜(慧)라고 하는 것이다. 계에서 정으로 가고, 정에서 혜로 가는 명상이 붓다의 명상이요, 붓다의 수행이며, 불교도의 수행이다.

부처님이 닦으신 수행은 삼매를 궁극의 목적으로 삼는 정(定)에서 다시 한 걸음 더 나아간 관(觀)을 통해서 지혜를 얻는 것이다. 이 지혜를 얻는 단계를 관이라고 하니 위파사나라고 하는 것이다. 이 단계는 삼매(samadhi)에 의지해서 제법을 여실히 비춰보고 분별하여 두루 살피는 단계이니, 이 단계에서 올바른 판단과 실천이 따른다.

부처님의 마지막 49일간의 명상은 바로 이것이었다.

깨달으신 뒤에 다른 나무 밑으로 가서 49일 동안 숙고하신 것은 바로 세상을 두루 올바르게 관찰하신 것이다.

분별을 통한 무분별의 지혜를 얻으신 것이다.

부처님이 성도하신 직후에 그를 버렸던 다섯명의 수행자에게 최초로 설법하신 일은 종교사상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사건의 하나였다.

이 때의 설법 중에서 부처님은 사성제와 팔정도의 진리를 말씀하셧다고 한다. 이 중에서 첫째는 고(苦)라고 하는 진리다. 이것은 두카(Dukkha)라고 하는 것이니, 부처님은 ‘이 세상은 두카 그대로’라고 하시고, 이 두카의 원인은 탄하(tanha)다. 이 탄하를 없애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셨다.


정태혁 동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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