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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성질 다스렸으니 사고도 다스릴 것”

기자명 주영미
  • 교계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이색 현장-현대차 3공장 범어사서 릴레이 수련

“그저 산에 쉬러 간다고 생각하고 왔다가 빡빡한 일정을 접하고 보니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법당에 들어온 순간부터 가슴이 탁 트이는군요. 나를 다시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사진설명>현대자동차 3공장 관리자들이 범어사에서 합장 반배한 채 의식을 봉행하고 있다.

3월 13일 직원 연수를 위해 범어사를 찾은 울산 현대자동차 제3공장 현장관리팀 고병설 기사(42)의 말이다. “법당에 들어와 보는 것이 처음이지만 거부감은 전혀 없다”는 고 씨는 “회사 업무가 동적이라면 산사체험은 인내력을 필요로 하는 정적인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고 씨뿐만 아니라 범어사에 입산한 지 서너 시간이 지난 울산 현대자동차 제3공장 50여명의 간부들은 종교를 막론하고 어느새 기계 소리 대신 물소리와 바람소리가, 담배 연기 대신 깊은 향 내음이 베어나는 산사의 스님을 닮고 있었다.


250명 1박 2일씩 다섯 차례 실시

울산 현대자동차 제3공장은 반장급 이상 간부 250여명을 대상으로 3월 13일부터 4월 11일까지 매주 토,일요일에 1박 2일간 50명씩 5차에 걸쳐 조계종 제14교구 범어사에서 직원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1등 제3공장을 위한 현장관리자 사찰체험 특별교육’이라는 행사명칭에서 엿보이듯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특별 교육’이다. 산사 수련을 통해 직원들이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고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새롭게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발우공양-참선-108배 등 체험

범어사에서는 발우공양, 108배, 108염주 만들기, 불무도, 참선 등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종교적인 측면보다는 산사 체험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체험 참가자들의 원활한 생활과 수련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금정불교대학교 봉사팀에서도 매일 5명씩 나와 직원들의 산사체험을 돕는 등 각별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수련회에 참석한 직원들도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의장 3부에 근무하는 한상동 과장(39)은 “수련회를 통해 나 자신의 그림자를 본 것 같은 느낌으로 인생의 목표를 돌아보게 됐다”며 “몸과 마음의 정화를 경험한 참선과 불무도를 계속 배워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다수의 직원들이 종교와는 상관 없이 108배와 염주 만들기 등에 참여,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았다. 특히 발우공양의 경우 “가정에서도 활용해보고 싶다”며 관심을 갖는 직원들이 상당수에 달했다.

산사 체험을 직원연수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울산 현대자동차 제3공장 사업부 이효성 씨는 “기존의 주입식 연수 교육이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육체적 피로감까지 적지 않게 몰고 왔었던데 비해 일상을 떠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에 중점을 둔 산사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호응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대각사 청년회, 대학생불교연합회 활동을 거친 불자이기도 한 이 씨는 “직원들의 반응이 좋아 제3 공장뿐 아니라 차후 제2공장, 제4공장으로도 산사수련 직원연수가 확대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어사는 “대규모 직원단위 산사체험은 지난해 파라다이스 호텔 직원연수 이후 처음”이라며 “심신의 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산사체험은 주5일제 근무 등 변화하는 직업 환경의 새로운 연수 프로그램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지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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