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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하나 하나 보면서 업도 집착도 직관한다

기자명 남배현

남양주 봉인사

年 20회 수련…수행 중 변화 점검 철저

위파사나-자비수관-차 수행법 등 실시


<사진설명>수행 명문 도량응로 급부상하고 있는 남양주 봉인사 자광원.

“느린 것은 퇴보합니다. 그것이 세간의 잣대이지요. 세간은 늘 빠른 것을 추구합니다. 위파사나나 아봐타 수행을 하면서 그 동안 내(我)가 나에 대해서 얼마나 착각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고 정체돼 있는 나와 빠른 것이 아닌 느린 것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남양주 천마산 자락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봉인사(주지 적경 스님) 한길정진원의 수련 프로그램에 두 차례 동참했던 배수지나(41·서울시 노원구) 씨의 말이다. 불자가 아니었던 그녀는 한길정진원에서 수행을 하면서 “내 자신에 대해 몰랐던 점을 하나하나 알아 갈 수 있었고 또 변화하는 의식을 끊임없이 관찰하는 습관을 증장할 수 있었다”며 수행으로 인한 자신의 작은 변화들을 설명한다. 그녀는 한길정진원에서 수련한 후 가장 큰 변화를 “적어도 실생활에서 부처님의 법을 늘 간직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을 꼽는다.

<사진설명>느리게 걷는다. 불자들이 봉인사 자광원에서 자신의 동작 하나하나를 관찰하고 있다.

봉인사 한길정진원의 자광전은 한국을 비롯한 미얀마와 티베트, 미국 등 나라에서 현재 많은 대중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다양한 수행법을 실시하고 있는 전문 수행 도량이다. 불자들의 의식을 개발해 업의 원인을 찾고 결국엔 집착의 근원까지 직관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수행법으로 불자들을 교육하고 있기에 가히 ‘수행 백화점’이라 이를만하다. 한길정진원 자광원이 완공된 지 올해로 5년째가 될 정도로 그 역사가 짧은 데도 매년 20∼30여 차례 이상 수련회를 갖고 있으니 주목받는 신흥 수행 명문이라고 해도 그리 틀리지 않을 듯 하다. 봉인사는 조선 광해군 12년 부처님 진신사리탑을 봉안할 만큼 그 위상이 대단했으나 일제 강점기 당시 이 탑을 탈취하려던 일본인들에 의해 전소된 후 폐사 되는 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1979년 원효종 원로 한길로 스님이 대중 교화를 위한 원력으로 재건했고 현 주지 적경 스님이 자광전을 중창해 전문 수행 도량으로서 격을 갖추었다.

<사진설명>불자들이 미얀마의 우 예인다까 사야도로부터 위파사나를 지도받고 있다.

미얀마의 위파사나 수행을 가장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봉인사 한길정진원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수행 방법으로는 마음 속에서 우러난 자비의 손을 이용해 몸을 구성하고 있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 공(空) 등 5대를 활성화시켜 비로소 삼법인의 실체를 여실히 깨달아 가는 자비수관과 차를 마시면서 그 색을 비롯한 향, 맛을 있는 그대로 관해 궁극에는 탐진치 삼독을 없애는 차 수행, 의식을 관하는 명상 수행 법 중 하나인 아봐타 등을 들 수 있다. 그 동안 혜조 스님과 붓다 라키타 스님, 김재열 법사, 우 자나카 사야도, 우 예인다까 사야도 등 한국과 미얀마의 위파사나 스승들이 봉인사 한길정진원에서 수행을 지도했으며 대구 용연사 주지 지운 스님이 자비수관과 차 수행법으로 불자와 일반인들을 지도했다. 이들 수행법 외에도 마음과 의식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수행법들도 시행되고 이다.

한길정진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행법의 공통점은 ‘빠름’이 아닌 ‘느림’을 지향한다는 것이며 我를 멀찌감치 떨어져 관찰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불자들이 수행 도중 나타나는 변화나 현상에 대해서는 언제나 스승으로부터 점검을 받아 작은 성취나 변화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도록 안내한다는 것이다. 배수지나 씨가 한길정진원에서 수행법을 처음 접하면서도 수행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이 점검 때문이다. 수행 중 점검은 수행법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나 대개 하루 한 차례 스승이 수련생과 직접 인터뷰를 하고 이 때 수련생은 수행 중 일어난 작은 변화들에 대해 스승에게 질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봉인사 한길정진원의 수행법 중 점검이 없는 수행법은 거의 없다.

<사진설명>대구 용연사 주지 지운 스님이 차 수행법을 지도하고 있다. 차의 색과 맛, 향을 그대로 관하며 삼독을 떨칠 수 있다.

“아를 객관화시켜 몸에 대한 집착의 원인과 그 업을 관할 수 있으려면 의식을 개발하고 전환하려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의식을 개발하는 연습이 곧 수행이며 이 연습을 통해 자신의 삶을 짓누르고 있는, 삶의 방향을 결정해 버리는 각자의 업을 바르게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업을 있는 그대로 볼 수만 있어도 실제 생활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봉인사 주지 적경 스님은 “어떤 불자가 좌선을 하면서 호흡에 따라 변하는 복부의 움직임 또는 의식이 집중되는 곳을 관찰하고 일상 생활에서 역시 동작 하나 하나를 관하면서 위파사나 수행에 진력했다면 그는 분명 욕망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라며 의식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의식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습관은 실제 생활에서 고정 관념을 깨게 하고 다른 이를 인정하게 하는 변화도 함께 이끌어 낸다.

매월 두 종류 이상의 수행법을 마련해 수련회를 열고 있는 봉인사 한길정진원은 오는 6월 초 미얀마 마하시 사야도의 손상좌인 우 예인다까 사야도를 원장으로 초청해 위파사나 수행 본찰로서의 사격을 갖춘다. 지난해 세 차례 봉인사 한길정진원에서 한국 불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위파사나 수행을 지도한 우 예인다까 사야도는 앞으로 봉인사에 상주하면서 미얀마 위파사나의 진수를 전수한다.

1999년 250여 평 건평에 10개의 방사를 갖춘 자광원을 건립하면서 불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수행 전문 도량으로 거듭나고 있는 봉인사 한길수련원의 수행 프로그램에는 불자 또는 일반인, 타종교인들까지 몰려든다. 매회 적게는 10여명 안팎에서 많게는 60여명 이상의 수련생들이 각자의 근기에 맞는 수행법에 진력하는 것이다. 스승이 제자의 수행을 점검하는 것을 무엇 보다 중요시 여기는 적경 스님은 “점검이 없는 수행으로는 바른 길을 갈 수 없다”면서 수행과 점검의 관계를 강조한다.

봉인사 한길정진원은 매월 개최하고 있는 수련회에 대한 일정과 각 수행법에 대한 정보를 홈페이지 ‘www,bonginsa.net’에 상세히 안내해 불자와 일반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031)574-5585


남양주=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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