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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⑫ - 끝

기자명 정태혁

12연기 실상 바로 보는 게 正見

우리 인간은 욕망이 추구되는 한 이로 인해서 인간의 삶의 법칙 곧 우주 속의 인간의 질서를 떠나서 잘못된 곳에 머무르게 되며, 그 때문에 고생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이 두카다.

이어야할 우주적 질서를 벗어나면 그로 인해서 고통을 당하는 것은 뻔한 이치다. 그러므로 이 두카를 멸하기 위해서는 순서에 따라서 잘 행해야 할 규범이 있으니, 이것이 여덟가지 올바른 길이라고 하신 것이다.

이 여덟가지 중에서는 첫째 단계에서부터 점차로 올라가는 순서가 있다.

첫째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그 다음의 단계를 이룰 수 없다. 그 첫단계는 무엇인가?

이것이 올바른 견해라고 하는 정견(正見)이다. 이로부터 정사(正思),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 정념(正念), 정정(正定)이 순차로 이루어지게 된다.
팔정도의 마지막 단계인 정정이 이루어졌을 때 두카, 곧 고가 없어져서 해탈을 얻는다고 설하셨다.

이 때의 정정은 올바른 삼매요, 위파사나다. 올바른 삼매란 곧 위파사나가 따르는 삼매다.
우리의 마음이 고요함에 침잠해서 이 세상의 진실을 살펴보고 분별하지 못하면 그것은 올바르지 않은 삼매다.

인도에서 불교 이외의 외도들이 삼매는 마음의 고요함에 빠져들어서 거기에 만족하는 엑스타시(extasi)에 들어가는 것이다. 여기서 얻어지는 기쁨을 맛보고, 그것을 우주로 확대시켜서 범아일여(梵我一如)의 경지로까지 가려고 한다.

그러나 불교의 수행은 그런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이 세상과 저 세상의 진실 그대로를 보고 사는 것이 목표다. 이것이 바로 정견이다. 이러한 정견에는 십이인연법(十二因緣法)의 순역(順逆)의 관찰이 따른다. 그래서 부처님도 보리수나무 밑에서 십이인연을 순역으로 관하셨던 것이다. 이것이 연기관(緣起觀)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이 십이인연법을 관하실 때에 이 법을 자기의 마음에서 바로 보셨으니, 그것이 관심삼매(觀心三昧)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법이 대승불교로 와서는 『금강정경(金剛頂經)』에 이르러서 오상성신관(五相成身觀)으로 반전된다.

대승불교의 수행은 소승불교의 수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이것으로부터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

대승불교의 수행은 육바라밀(六波羅密)을 닦아서 피안에 도달하는 것이니, 이것은 자리(自利)와 이타(利他)를 동시에 이룩하는 길이다. 보시(布施)는 이타이면서 자리가 되고, 지계·인욕·정진·선정은 자리이면서 이타가 되며, 지혜는 그대로 자리이타다.

그러므로 육바라밀을 닦는 것이 대승의 수행이니, 『육도집경(六度集經)』에서 이렇게 설해지고 있다.

옛날 인도에 시비왕(尸毘王)이 보시행을 닦고 있었는데, 비수천(毘首天)이라는 천신이 그를 시험하려고 비둘기로 몸을 바꾸고 제석천(帝釋天)은 보라매로 몸을 바꾸었다. 그런데 보라매가 비둘기를 잡으려고 쫓아가자, 비둘기는 시비왕의 겨드랑이 밑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시비왕이 이 비둘기를 품고 있을 때에 보라매가 날아와서 그 비둘기를 내놓으라고 말했다. 이 때에 왕이 ‘비둘기가 살기 위해서 내 품으로 온 것을 어찌 내놓을 수 있으랴. 나는 그런 일을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렇다면 당신이 나의 밥을 빼앗은 셈이니 당신은 내가 먹을 밥을 줘야하지 않겠습니까? 당신의 살이라도 베어주시오’라고 하였다. 이 때에 왕이 그리하겠다고 하자, 보라매는 다시 ‘당신의 살을 비둘기만큼 떼어가지고 가겠소이다’하고 왕에게 저울을 가지고 오라고 하여 왕의 살을 떼어 저울에 달았는데, 왕의 온몸의 살을 모두 떼어달아도 저울의 근량이 모자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왕은 살을 그대로 모두 떼어 보시하였다.

이것을 보고 있던 비둘기와 보라매가 비수천신과 제석천신으로 다시 변신하여 나타나서 ‘대왕의 보시행이 이처럼 거룩하고 철저하시니 그 공덕으로 반드시 성불하겠습니다’하고는 떼어낸 살점을 모두 다시 붙이고 갔다는 이야기가 적혀있다.

소승불교는 자리로부터 이타가 이루어지고 대승불교는 이타로부터 자리가 이루어지는 것이니, 방법은 다르나 모두 같은 것이 아닌가?


정태혁/동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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