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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에서 선까지, 핵심을 관통하다

  • 출판
  • 입력 2022.11.07 14:17
  • 호수 1656
  • 댓글 0

불교를 꿰뚫다
등현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528쪽 / 2만5000원

불교는 이단(異端)의 역사에서 자유롭다. 상좌부불교에서 티베트불교와 동북아불교의 정토와 선에 이르기까지 일불제자(一佛弟子)라는 믿음은 전승의 형태와 경전의 내용, 수행의 모습이 다르더라도 불교라는 큰 틀에서 하나가 된다. 물론 불교를 표방하는 사이비(似而非)가 있기는 하지만 정통적인 불교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기독교와 이슬람의 역사에서 보듯이 서로를 사탄(악마)이라 비난하며 원수가 돼 싸우는 경우를 불교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논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승불교(大乘佛敎)에서는 상좌부불교를 소승(小乘)이라 얕잡아보고, 상좌부불교에서는 대승불교를 비불설(非佛說)이라 비판한다. 유식(唯識)과 중관(中觀)의 논쟁, 상좌부와 대승경전의 견해차, 간화선과 위빠사나 등 수행법의 다름은 여전히 옳고 그름 또는 높고 낮음의 논쟁거리를 양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논쟁들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경전이 만들어진 때와 가르침의 수준을 정리해 단계를 정한 교상판석(敎相判釋)의 역사가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높은 차원에서 통합을 시도했던 원효 스님의 화쟁(和諍)을 통한 회통불교(會通佛敎)의 전통이 있었다.

‘불교를 꿰뚫다’는 중국의 교상판석은 물론 원효 스님의 회통불교를 잇는 역작이다. 상좌부 전통이라 할 수 있는 초기불교에서 대승불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선까지, 2500년 불교사에 등장하는 모든 교리를 한 맛(一味)으로 관통했다. 고운사 조실 근일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저자 등현 스님은 배움의 과정이 남다르다. 사찰에서 수행을 하던 중 상좌부불교와 대승불교 사이에 벌어지는 논쟁의 진실을 파헤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좌부불교에 대해 알아야 했다. 스님은 스리랑카로 넘어가 남방계를 받고 7년 동안 팔리어 경전을 공부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놀랍도록 대승경전에 대한 믿음이 새록새록 솟아났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도로 가 다시 7년  산스크리트어와 티베트어를 통한 대승경전 공부에 매진했다. 스님은 이런 오랜 배움의 과정을 끝내고 귀국하며 이렇게 생각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방황 끝에 대승이 나에게 문을 열고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었다. 나의 여행이 드디어 목적지에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불교신문에 ‘초기불교에서 선까지’라는 제목으로 3년간에 걸쳐 배움의 과정을 풀어냈다. 책은 이렇게 연재한 글을 모으고 다듬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스님은 단순히 불교의 수행론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수행론을 주제삼아 불교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가르침과 궁극적인 목표를 치열하게 규명해 나간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56호 / 2022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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