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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만 수행해도 세상은 변한다

  • 사설
  • 입력 2004.03.29 11:00
  • 댓글 0

무여스님│축서사 선원장


우리 현대인들은 아주 괴롭고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세계는 단 하루도 조용하고 편안할 날 없이, 전쟁과 테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수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고 인류의 장래가 밝아지려면 수행을 해야합니다. 온 인류가 하루에 단 10분씩이라도 수행을 한다면 이 세상이 정말로 살기 좋은 세계로 변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 불교가 들어 온지가 1600년여 년이 지났고, 화두선이 정착 된지 700여 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선 수행이 깊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의식과 생활 속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한국 선이 너무 견성성불을 주장하고 강조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깨달아서 부처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 불자들은 우선 불안하고 괴로운 마음을 달래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생활선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런 초보단계를 어떻게 계도하고 본격적인 선으로 접목하느냐에 한국불교와 선불교의 장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 법문은 수행을 하면 깨닫기 전에 어떤 이익이 있는가. 또 어떤 효능이 있는가에 대해 ‘선 수행과 그 효능’ 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안심을 얻는 것입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지요. 화두를 들어 의심이 간절해지면 일체 번뇌와 망상이 다 사라집니다. 괴로운 마음, 슬픈 마음, 기쁜 마음, 남을 미워하고 싫어하는 마음, 불안과 공포, 일체 욕망이 다 사라지고 마음이 아주 고요해지죠. 마음이 고요해지면 몸도 편안해집니다.

그 경지는 기쁘다고 할 수도 있고, 즐겁다고 할 수도 있으며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아주 묘한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경지입니다. 그런 기분의 극치가 바로 극락입니다.

둘째는 지혜가 밝아집니다. 화두에 진짜 의심이 나서 일체 번뇌망상이 끊어지고 마음이 고요해지면서 더 맑고 깨끗해집니다. 맑고 깨끗해진다는 것은 탁한 마음이 사라지고 진여본성, 즉 본래면목이라고 하는 근본 자성이 드러나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분도 본바탕은 부처님과 꼭 같습니다. 그런데 왜 부처가 못 되느냐 하면, 마음이 흐리고 탁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밝게 하면 그 흐린 마음이 없어지고 근본 지혜가 서서히 드러나지요. 그러면 부처님과 꼭 같은 그런 천재성이 발휘됩니다.

세 번째는 의지가 강해집니다. 평소 나약하여 여자 같다는 말을 듣는 사람도 강하고 남성적이며 용기가 백배하는 그런 사람으로 서서히 변합니다. 잘 흔들리고 자주 변하며 우유부단하던 사람도 의지가 꿋꿋하고 당당하게 됩니다. 옛날에 사하촌에서 살던 사람들이 “독하다 독하다해도 참선하는 중보다 더 독할소냐” 하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선 수행을 하면 그렇게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어떤 경계에 부딪쳐도 움직이거나 물들지 않고 잘 참고 견딜 수 있는 그런 인간으로 서서히 변합니다.

넷째는 인간성 자체가 서서히 변합니다. 번뇌망상이 사라지고 몸과 맘이 편안한 그런 상태가 되면 마음이 넓고 커집니다. 급한 성미도 느린 듯 아주 침착해지고 그런가 하면 행동도 아주 중후해지고요. 자세도 의젓하여 경거망동하는 그런 모습이 다 사라집니다. 아주 의젓하고 큰 인물이 되어갑니다. 선 수행 전에는 소승적이고 옹졸하고 고지식했던 그런 사람도 남에게 사랑을 베풀 줄 알고, 넓은 아량으로 용서할 줄도 알고, 어려운 보살행도 해서 대승적으로 인격을 서서히 갖춰갑니다. 환골탈태하는 것이지요.

다섯째는 일하는 데 있어서 능률이 오릅니다. 선 수행을 잘 해서 도덕을 갖추게 되면 자연스럽게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그러면 능률도 올라갑니다. 능률을 올리려면 정신을 집중해야 합니다. 화두를 들듯이 일하는데도 정신을 집중하고 열중하면 능률이 자연스럽게 오르게 됩니다.

여섯째는 질병을 고치고 건강해집니다. 선 수행을 잘 해서 마음이 아주 고요해지면 몸도 아주 편안한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오묘한 법열을 느끼게 됩니다. 다른 말로 행복을 느낍니다. 그런 정도가 되면 건강은 저절로 자연스럽게 좋아집니다.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행복감을 느끼면 웬만큼 안 좋던 건강은 저절로 좋아져요. 그래서 옛 말씀에 수행이 지극하면 노쇠해서 시들어 가거나 병약한 사람도 고목에서 꽃이 피듯이 건강을 되찾고 노화방지도 돼서 장수하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곱째는 신통한 심성, 즉 신통력이 생깁니다. 공부가 깊어지면 신통한 경계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보통사람이 헤아릴 수 없는 것을 헤아리고 걸림이 없다고 해서 신통이라고 합니다. 신통은 보통 여섯 가지를 말하는데 그 첫째가 멀고 가까움과 크고 작음에 걸림 없이 무엇이나 밝게 볼 수 있는 천안통입니다. 그리고 무슨 소리든 잘 들을 수 있는 천이통, 사람이나 중생의 생각을 다 아는 타심통, 공간에 걸림 없이 왕래하며 몸을 마음대로 변화할 수 있는 신족통, 자신과 육도 중생의 전생과 후생을 알게 되는 숙명통, 번뇌망상을 마음대로 끊을 수 있는 누진통 등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깨달음으로 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닙니다. 이런 경지에 들어설 때 늘 하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공부에 애를 써야 합니다.

여덟째는 생사해탈을 얻는 것입니다. 화두가 참 잘돼서 아주 깊은 잠에 빠졌을 때도 조금도 변함이 없는 그런 상태가 되면 생사까지도 초탈하게 됩니다. 생사를 초탈한다는 것은 생사의 굴레에서 벗어나 생사를 자유자재 하는 대해탈인 대자유인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생사를 마음대로 한다는 것은 우리 불가, 선가에서만 쓸 수 있는 아주 대단한 언어입니다. 인생을 어떻게 사는가는 아주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수행에 매진해서 남들보다 잘 살고 진심으로 행복을 느껴서 훗날에 어디를 가서도 당당할 수 있는 자신을 가꾸시길 바랍니다.

한국불교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선 불교입니다. 화두선을 더 발전시키고 명안종사를 더 많이 배출해서 인류에 기여해야 하는 것이 오늘 우리들의 몫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선 수행을 잘 해서 인류에 크게 이바지하시기 바랍니다.


정리=심정섭 기자

사진=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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