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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콜롬보 국제 위파사나 명상센터

기자명 정준영
  • 교계
  • 입력 2004.03.29 11:00
  • 댓글 0

도심에 자리한 시민의 수행공간

자연과 인공이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 콜롬보 한 가운데에 ‘국제 위빠사나 명상센터(International Vipassana Meditation Centre. 94-112-694-110)’가 있다. 이곳은 스리랑카의 부유층이 거주하는 콜롬보의 한 중앙으로 많은 불자들이 쉽고 자유롭게 드나들며 수행하거나 법문을 듣고 또 스님과 상담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이곳은 수행처를 지원하는 부유층이 소유한 사유도로들 주변에 위치해있기에 함부로 상권이 들어설 수 없어 도심 속의 고요한 섬과도 같다.


<사진설명>스리랑카의 실질적 수도인 콜롬보 도심 한 복판에 자리잡은 국제 위파사나 명상센터. 1천여명 수용 가능한 넓은 홀이 특징이다.

불교전문서점과 불교연구소들이 있는 ‘귀의처 길’을 지나 ‘위제라마 길’에 위치한 국제 위빠사나 명상센터에는 매일 저녁 6시가 되면 수행자뿐만 아니라 많은 불자들이 예불을 드리기 위해 모인다. 예불을 하는 동안, 한 스님이 한 가닥의 흰색 실을 풀어 큰스님부터 차례대로 모든 스님들을 거쳐 가장 끝에 앉은 신도까지 풀어준다. 예불을 마치면 이 실은 다시 되감거나 필요에 따라 절에 방문한 사람들의 팔뚝에 묶어 주기도 한다. 스리랑카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팔뚝에 팔찌처럼 실을 묶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실을 묶고 있는 동안은 커다란 사고를 당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싹터있기에 인위적으로 팔뚝에 묶은 실을 자르는 경우는 없고 대부분 닳아 떨어질 때까지 실을 차고 다닌다. 예불을 마친 불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집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경행을 시작하거나 앉은자리에서 좌선을 시작한다. 비록 오랫동안 집중수행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귀가 길에 수행처에 들러 예불을 드리고 잠시 명상수행을 하고 돌아가는 불자들의 모습은 어떻게 스리랑카에서 불교가 2300년 동안 유지되었는지를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행선 가능한 넉넉한 공간 자랑

‘국제 위파사나 명상센터’의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홀을 볼 수 있다. 이곳은 마치 『사문과경(沙門果經) 』에서 아자따 사뚜왕이 부처님을 처음 뵐 때 부처님께서 머무시던 원형의 강당을 연상케 한다. 들어가면 바로 천정을 향해 기다란 줄기로 피어오른 연꽃과 그 위에 앉아계신 부처님을 볼 수가 있다. 이 홀은 좌선과 행선이 모두 가능할 정도의 넉넉한 크기로, 커다란 행사에는 천명까지도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수행 홀은 양 옆으로 바람이 통하도록 만든 개방형으로 창이나 있고 천정에는 선풍기가 돌아 모기나 날벌레가 몸에 앉는 것을 막아준다. 홀 밖으로는 정원이 있고 바닥에 경행을 할 수 있도록 고운 모래를 깔아놓아 맨발로 실내외에서 편안하게 좌선과 경행을 번갈아가며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커다란 중앙 홀 뒤에는 작은 폐쇄형의 홀이 따로 있어 조용히 집중수행을 원하는 사람이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다.

중앙 홀을 기준으로 건물의 2층에는 스님들이 거주하고 오른쪽은 남자 방사가 왼쪽은 여자 방사가 마련되어 있다. 수행처에 머무르며 집중수행을 원하는 수행자의 경우 개인방사를 제공하고 있으나 수행처가 도심에 위치한 만큼 다른 수행처에 비해 방사의 여유는 많지 않다. 수행처에 머무르는 집중 수행자들은 아침과 점심 두 번에 걸쳐 재가불자들이 가져다주는 음식을 스님과 함께 먹는다. 스리랑카에는 탁발문화가 사라지고 없기에 모든 공양은 명상센터 주변에 거주하는 불자들과 재가수행자들의 자발적인 보시로 이루어진다. 또한 발우를 사용하지 않는 재가 수행자들에게는 커다란 접시를 주어 각자가 적당히 음식을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다. 스리랑카의 음식이 전반적으로 매우 맵고 짠 것에 비해 이곳 명상센터의 음식은 신도들이 비교적 덜 맵고 덜 짜도록 준비해준다. 또한 많은 열대과일과 간식거리가 있어 혹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이 먹기 어려운 사람들도 커다란 불편을 느끼지는 않는다.


<사진설명>스리랑카는 탁발문화가 사라지고 없다. 대신 공양은 사원주변 재가자들의 자발적인 보시로 이뤄진다.

센터 상시 개방…수행시간 따로 없어

이곳에 머무르는 수행자의 경우 정해진 일정에 따라 수행을 해야 하는 것과 달리 외부 불자들은 처음에 신도회에 수행을 원한다는 의사만 밝히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중앙 홀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개인 수행의 경우 수행시간은 특별히 정해져있지 않고 언제든지 좌선과 경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때문에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잠시 앉아 명상을 하고 가는 사람, 퇴근하고 오는 길에 잠시 앉아 명상을 하는 사람, 아이의 손을 잡고와 함께 명상을 하는 사람 등, 남녀노소에 구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수행하고 있다.

명상센터의 운영은 신도회에서 관리하고 아리야완살라(ven. Haristtuwe Ariyawansala Thera) 스님께서 수행지도 및 총책임자로 있다. 최근 여러 차례의 눈 수술로 수행자와 많은 시간을 보내시지는 못하지만 개인상담 때는 직접 달콤한 홍차를 타주시며 수행에 대한 법문을 들려주시기도 한다. 수행상담은 수행자가 원할 때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며 영어로 해야 한다. 명상의 지도방법은 미얀마 마하시 사야도의 가르침을 기본으로 따르고 있다.


명상센터 운영은 신도회에서 관리

오늘날 스리랑카에는 약 8,000여개의 사찰이 있다. 이 사찰들 중에 170여 곳은 승려들을 위한 숲 속에 있는 수행처(ara葺a, 閑靜處)이고 30여 곳은 재가자에게도 개방된 수행처이다. 숲 속에 있는 수행처들은 소수의 스님들만을 위한 집중 수행공간으로 대개 개인방사에서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재가자에게도 개방되는 수행처들은 스님들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개방된 공간으로 누구나 쉽게 출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많은 수행처들이 스리랑카 내에서 공통되는 수행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각각의 고유한 특색을 가지고 있고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경장과 주석서 그리고 청정도론에 근거한 방법으로 수행을 하는 곳, 두 번째, 오직 경장에만 근거한 방법으로만 수행을 하는 곳, 세 번째는 마하시 사야도의 가르침을 기준으로 위빠사나 명상을 하는 곳,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의 세 가지 방법을 모두 병행하는 곳이다. 이렇게 다양한 수행방법들 중에 이곳 ‘국제 위빠사나 명상센터’는 마하시 사야도의 가르침을 기본으로 하는 수행처로 많은 불자들이 수행을 쉽게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정준영/경전연구소 상임연구원

saddh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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