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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수행관 연구』(경서원)

기자명 채한기

위파사나로 어느 경지까지 가능한가

‘호흡’-‘삼매’ 관계 체계 정리

止-觀 회통 가능성 주장 눈길


간화선과 위파사나의 차이는 무엇일까? 선방에서 수행하는 수좌들과 불교학 측면에서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 두 수행법에 대해 분명히 가름하고 있지만 일반 재가불자 수행자들에게는 그리 쉽게 분간되지 않는다. 단지 화두를 드는 것과, 삼매 경지서 모든 것을 끊는다는 정도의 차이만 인식할 뿐이다.

보문사에서 봉행된 ‘선사7인 초청 대법회’나 조계사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선원장 초청 대법회’에서 선사들에게 질문하는 내용 중 가장 많았던 것 중 하나도 간화선과 위파사나의 차이점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두 수행법에서 말하는 ‘삼매’와 ‘적적’, 그리고 ‘성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임승택 연구교수가 최근 내놓은 ‘위파사나 수행관 연구’는 빠따삼비다막가의 들숨·날숨에 관한 논의를 중심으로 연구한 성과를 책으로 엮어 낸 것이다. ‘숨’을 중심으로 논지를 펼치고 있지만 ‘위파사나’의 성립 배경과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적어도 지금의 ‘위파사나’가 문헌학적으로 어느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해 놓았다. 특히 남방불교의 ‘위파사나’와 ‘나까야 수행관’을 비교 검토한 대목은 눈에 띈다. 저자는 이를 토대로 ‘위파사나’의 한계를 지적하며 ‘나까야 수행관’을 중심으로 사마타(止)와 위파사나(觀)가 동시에 행해질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없이 도움이 될만한 대목은 2부 ‘들숨과 날숨에 관한 논의’역주 부분이다. ‘빠띠삼비다막가’ 교열본에 실린 ‘大品.들숨·날숨에 관한 논의’를 저본으로 번역한 이 부분은 우리가 수행하는 과정에서 ‘숨’을 어떻게 보고 행할 것인가를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 구체적으로는 ‘장애에 관한 지혜’ 8가지, ‘이익됨에 관한 지혜’18가지, ‘따라 생겨나는 번뇌에 관한 지혜’13가지, ‘청정한 지혜’ 32가지, ‘마음지킴을 행하는 지혜’ 24가지, ‘삼매의 힘에 의한 지혜’8가지, ‘싫어하여 떠나는 지혜’8가지, ‘해탈의 즐거움에 속한 지혜’ 등 들숨과 날숨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220가지 지혜를 설명했다.

수행 초기 단계서 나타나는 ‘번뇌에 관한 지혜’, 수행상의 본격적인 진전에 관련된 내용을 담은 ‘청정한 지혜’는 눈여겨 볼만하다. ‘청정한 지혜’에서 ‘과거에 끌려가는 마음’, ‘미래를 바라는 마음’, ‘열등한 마음’ 등을 다스리고 균형 잡힌 마음의 상태를 유도하는 방법을 밝히는 대목이 주목을 끈다. 또한 ‘삼매의 힘에 의한 지혜’, ‘위파사나의 힘에 의한 지혜’도 함께 기술했다.

저자는 단순한 번역에 그치지 않고 원문 내용에 대한 이해에 필요한 사항은 각주를 통해 설명해 놓았다.

이 책의 의도는 분명 남방의 위파사나에 대해, 나까야를 중심으로 그 경전적 근거를 밝히는 데 있다. 따라서 지금의 기존 논점과는 상이한 점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사마타와 위파사나에 관련한 문제는 초기불교 이래 모든 수행전통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저자의 상이한 주장도 깊게 생각해 볼만하다.

따라서 이 책에서 보인 상이점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위파사나와 나까야 수행관을 적확히 보고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또한 수행자들이 이 책 2부에 상세하게 실려 있는 ‘숨’에 대한 전반적이고 세세한 논거에 더욱 무게를 두면 한 학자의 연구서이지만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채한기 기자 pensho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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