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준비는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자신이 언제쯤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이라면 아름답게 죽기 위해 침착하게 자신의 여생을 정리할 수 있을까.『행복하게 사는 법∼』은 일상 속에서 틈틈이 기록해 나간 평범한 글들을 통해 죽음에 대한 준비는 지금 이 순간 시작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아름다운 죽음을 만들어 주는 것은 오직 행복하고 충실하게 살아온 매일 매일의 삶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마음 속의 양식들은 몇 박 며칠의 단기 노력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죽음에 임박해서 급조할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
도봉산 석굴암 주지인 저자 정재 스님은 ‘아름다운 죽음’을 말하기에 앞서 행복하게 사는 법과 건강하게 사는 법, 인과응보를 알고 베푸는 삶의 가치에 대해 먼저 서술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이뤄져있는 삶은 인생에 대해 느끼는 무상함을 극복시켜주는 동시에 인생을 준비하는 습관으로 이어진다. 바로 이것들이 죽음조차도 준비된 상태에서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책에는 부처님과 옛 스님들의 일화와 수 많은 경전 구절들이 소개돼 있다. 또한 현대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과 불자들의 경험담 등이 총망라돼 있다. 책은 3분의 2를 읽어 가도록 ‘아름답게 죽는 법’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차근차근 책장을 넘겨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하는 순간 ‘아름답게 죽는 법’은 더 이상 화두가 되지 못한다. 그저 어떻게 하면 오늘을 행복하게, 가치 있게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만이 고민의 대상이 된다. 8,000원.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