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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他수행 무시, 육조 가르침 아니다”

기자명 권오영
  • 교학
  • 입력 2004.04.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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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육조단경 제6강 지상중계

“선가(禪家)에서 이야기하는 불립문자(不立文字)는 경전을 무시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언어적인 관념체계에 빠져들지 말라는 것이다. 따라서 불립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을 주장하면서 직지인심(直旨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의 가풍을 내세워 간경이나 여타의 수행을 무시하고 수치로 여기는 것은 결코 육조 혜능의 가르침이 아니다.”


<사진설명>봉은사 육조단경 6강에서는 이중표 교수와 각묵 스님, 박인성 교수가 '육조단경의 반야중관사상'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육조단경』 반야경-중론 사상 대변”

지난 3월 27일 강남 봉은사에서 열린 봉은학림 육조단경 제 6강에서 ‘육조단경의 반야중관 사상’이라는 주제 논문을 발표한 전남대 철학과 이중표 교수는 “『육조단경』은 옛 성현의 가르침을 잇는다는 취지에서 그 가르침의 핵심을 반야 사상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선정 수행의 근본으로 삼고 있다”며 “이런 『육조단경』의 내용은 교외별전으로 전해진 비전(秘傳)이 아니라 초기의 근본경전과 반야경, 그리고 중론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대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직지인심 견성성불은 우리의 마음이 념념상속해 무주(無住)이므로 그러한 마음의 실상을 보고 무념 무상으로 살아가는 것이 곧 성불이며 부처임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와 함께 “돈오돈수(頓悟頓修)는 깨치면 할 일이 없어지는 수행의 끝이 아니라 깨친 사람은 깨친 삶을 살수밖에 없다는 것이 돈수(頓修)이며, 번뇌(煩惱)와 보리(菩提)가 둘이 아니라서 번뇌를 없애 점차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번뇌의 마음과 보리의 마음이 한 몸임을 깨닫는 것이 돈오(頓悟)의 의미”라며 “이것이 『육조단경』의 정혜일체(定慧一體), 정혜즉등(定慧卽等)을 근본으로 하는 반야 사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논강에서 논평자로 나선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각묵 스님은 이중표 교수의 발표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면서도 발제자가 “아비달마불교는 열반을 현실과 유리된 것으로 봄으로써 생사와 열반을 이분했으며 생사의 세계와 열반의 세계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라고 주장했다”는 비판에 대해 강하게 이견을 개진했다.

각묵 스님은 “결코 상좌부 아비담마에서는 출세간을 욕계와 색계, 무색계를 벗어난 다른 세계라고 설명하지 않는다”며 “단지 출세간이라고 구분 짓는 것은 열반을 실현한 성자들의 마음의 흐름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욕계와 색계, 무색계 안에 각각 작용만 하는 마음이라 하여 여러 가지의 마음들을 구분해 분류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스님은 이어 “이는 상좌부 아비담마의 기초 중의 기초”라며 “아비담마에서 설명하는 열반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발제자의 아비담마 비판은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돈오, 번뇌-보리 하나임을 아는 것”

이에 대해 이중표 교수는 “아비달마불교에 대한 비판은 국내 저명한 아비담마 전공자들이 밝힌 문헌적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며 “아비담마에 대한 비판이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고 한 논평자의 비판은 아비담마 전공자들간에서도 인정한 부분을 논평자가 일방적으로 부정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날 논강은 발제자와 논평자의 열띤 질의와 토론이 오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그러나 토론에 있어서 발제자를 향해 논평자가 “기초도 모르고 주장한다”, “해괴망측한 망발”이라며 건전한 토론을 저해하는 지나치게 가시 돋친 발언을 서슴지 않아 참관한 불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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