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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중화합 최선…선찰대본산 사격 복원”

인터뷰-만장일치 범어사 주지 추대 대 성 스님

개산조 의상 조명 개산재 봉행…禪센터 상설

1400년 부산 지킨 범어사 역할-정체성 확립

부산 불교의 맏형 범어사는 그 동안 맏형다운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복원 불사와 관련한 재정 사고가 터졌었고 주지 선출 과정에선 대중간 갈등과 반목이 일어 해동의 화엄십찰 중 하나인 범어사의 발목을 잡아 당겼다. 범어사를 부산의 제일 사찰로 여기는 대다수 불자들은 “범어사가 제 역할을 할 때 부산 불교는 비로소 그 격을 갖추게 될 것이며 한 단계 더 뛰어 오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진설명>범어사 새 주지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문중화합'이라고 강조하는 범어사 주지 대성 스님

조계종 제14교구본사 범어사는 4월 2일 불자들의 이런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산중총회라는 여법한 틀을 갖추어 차기 주지에 김해 은하사 주지이자 범어사 주지직무대행인 대성 스님을 추대했다. 추대는 만장일치로 이루어졌다. 범어사의 산중총회 구성원 248명 중 158명이 동참해 이루어낸 것이기에 새 주지 추대라는 형식을 빌어 ‘한국 불교의 가장 큰 문중인 범 범어 문중의 화합과 결집’을 단번에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할만하다. 새 주지의 추대를 위한 산중 총회에는 범어사 조실 지유 스님을 비롯한 산내 원로 스님들이 대거 동참해 화합의 뜻을 더했다.

범어사의 공식적인 주지로서의 직무에 돌입한 대성 스님은 한국 불교의 사부대중이 ‘범어사’에 거는 기대를 한 눈에 꿰뚫기라도 하듯 “문중의 화합”을 범어사 주지로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문중의 화합을 일구어 내는 과정에선 은사(어른 스님)를 잘 받들고 어른 스님의 가르침에 따르면서 승풍과 위계질서를 함께 바로 잡아 나간다는 복안이 있다.

“의상대사가 678년(신라 문무왕 18년) 창건한 범어사는 가장 많은 수좌들이 생사를 초탈해 화두를 들었던 선찰대본산이었습니다. 1929년 동산 스님을 조실로 수많은 수좌들이 범어사 선원인 금어선원에서 안거에 들어 근대 한국 선의 중흥을 일구었습니다. 그 수좌들의 정신과 수행 가풍을 잇는 것 또한 지금 범어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대성 스님은 한국을 대표하는 선원으로서의 사격과 위상을 다시 구족하는 일 또한 서둘러 추진해야 할 범어사의 불사 중 하나라고 거듭 강조한다. 이를 위해 21세기 정신 문화를 이끌 선을 출·재가자를 대상으로 교육하고 실제 선을 체험할 수 있는 ‘선 수행센터’를 운영하겠다는 야심 찬 플랜도 내놓는다. 스님은 “1400여 년 가까이 부산을 지켜 온 범어사의 역할이 무엇인가 재조명하고 그 뜻을 널리 설파하기 위해 개산조 의상대사의 사상을 담아 낸 개산대재를 알차게 준비해 봉행할 계획”이라며 범어사의 정체성을 복원하려는 강한 의지도 드러낸다. “급진적인 개혁과 변화보다는 그 중요성을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찾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 대성 스님은 종단 역시 종책을 그러한 틀에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새롭게 만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스님은 부산 불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경부고속철 관통도 문제에 대해서는 “조소한 시일 내에 충분히 검토한 후 정부와 진취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올해로 법랍 41세인 대성 스님은 1964년 동산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으며 용화사 법보선원 등 전국의 대표적인 선원에서 10하안거를 성만했다. 지난해 5월 태국 방콕에 있는 국립마하출라롱콘대학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올 1월 19일부터 범어사 주지직무대행을 맡아왔다.

부산지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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