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읽고 독송하니 나와 남이 변하네”
“경전 읽고 독송하니 나와 남이 변하네”
  • 이재형
  • 승인 2004.04.12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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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 수행 이색 모임들
서울 보광사 법화경-지장경 등 간경 체계화

학자-NGO활동가-봉사단체도 간경 수행


<사진설명>지난 99년부터 간경모임을 열고있는 광주 자비신행회.
간경(看經) 수행은 경전을 읽고 마음에 새기고 독송함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과 마음에 배도록 해 궁극적으로 성불로 이끄는 수행법이다. 이런 까닭에 수많은 경전에서 수지독송의 공덕을 강조하고 있으며 나아가 경전에 대한 이해와 실천으로도 최상의 깨달음이나 정토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간경 수행이 그저 법회의 한 형식으로 혹은 단순한 지적 이해를 위한 차원에 머물며 간경이 수행법인가라는 의문까지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체적인 간경수행을 통해 자기를 변화시키는 곳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우이동 보광사는 가장 체계적으로 간경교육을 시키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곳의 신도가 되기 위해서는 몇 년간 계속되는 난해한 코스를 통과해야 한다. 먼저 초심자들은 광명진언을 매일 1000독씩 20일간 하도록 하고 있다. 하루라도 1000독을 채우지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 과정을 거쳐 마음이 다소 맑아지면 『지장경』을 읽도록 한다. 독특한 것은 처음 10번을 읽은 후 천도재에 참여하고, 다음은 90독을 읽고 천도재, 다시 100독씩을 한 후에 각각 천도재를 하도록 하고 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영가들이 천도될 때 수행도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지나면 좥관세음보살 보문품좦을 50독을 해야 하고, 『선가귀감』 50독, 『법화경』 50독, 마지막으로 다시 『선가귀감』 50독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모두 마쳐야 여법한 보광사 불자가 될 수 있고, 선학원 이사장 정일 스님으로부터 화두도 받을 수 있다. 보광사 측은 경전은 ‘모든 수행의 입문이자 완결점’이라는 생각으로 간경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불교대학의 간경 모임인 ‘경전독성회’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천수경』 『금강경』을 정기적으로 독송하고 있다. 간경은 신심을 다지게 할 뿐 아니라 깊은 이해도 가능토록 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 97년부터 매월 지장재일이면 전주 군경묘지를 찾아 2시간씩 『천수경』 『금강경』 『아미타경』 등을 독송해주고 있다. 경전은 살아있는 사람 뿐 아니라 죽은 영가들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전북불교전법사회 류성근(58·대오) 회장은 “경전을 독송하면 할수록 부처님 말씀이 새롭게 와 닿는다”며 “내게 경전은 나를 변화시키고 남을 변화시키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외국인노동자, 장학사업 등 다양한 신행·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광주 자비신행회도 그 힘은 간경에서 나온다. 지난 1999년부터 매주 강독모임을 갖고 있는 자비신행회는 봉사가 남에게 베푸는 행위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을 바꾸는 수행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신념으로 간경수행을 하고 있다. 특히 100여 명의 회원들은 1000일 동안 매일 집에서 간경수행을 하는 결사를 진행 중이며 이번 6월 5일에 회향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결성된 ‘『마하박가』 독송 모임’은 사회과학자들의 간경수행모임으로 인천전문대 윤세원 교수를 중심으로 김희권(경기대 법학과), 김응철·유승무·박수호(중앙승가대), 이한메(고려대) 씨 등 10여 명의 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일반 학자들의 경전윤독회와는 달리 먼저 경전에 대한 철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함께 독송하고 읽는 것이 특징이다. 각 사회·정치학 전공자들이 불교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결성한 이들은 오는 6월에는 강원도에서 워크숍도 개최할 예정이다.

외국인노동자를 지원하고 있는 김광하 씨를 중심으로 한 금강경 독송 모임과 순 한글로 경전을 지도하고 독송하고 있는 순천 홍선사도 눈에 띠는 곳 중 하나다.

동국역경원 원장 월운 스님은 “옛 스님들은 믿기만 하고 알지 못하면 무명만 더해지고, 알고서 믿지 않으면 아상만 늘어난다고 했다”며 “경전을 보면서 마음을 살피고 이를 실천으로 옮겨야 참다운 간경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간경수행 이렇게 해라

△여러 경전을 본 후 집중 수행할 경전을 택하라.
△경전 내용 이해한 후 독송하라.
△부처님이 직접 법을 설한다는 마음을 가져라.
△간절한 마음으로 독송하라.
△허리는 곧게 펴고 합장을 하라.
△여럿이 할 경우 소리를 맞춰라.
△알음알이가 아닌 신심으로 대하라.
△매일 30분 이상 읽어라.
△아침저녁으로 독송해라.
△간경한 내용을 삶의 현장에 적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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