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관찰
마음관찰
  • 법보신문
  • 승인 2004.04.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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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대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관찰

수행할수록 마음 속 깊은 업식 보게 돼


위파사나의 핵심수행은 마음관찰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마음은 하나로 통하게 되어 있지만, 마음관찰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서 관찰할 수도 있다. 세 가지의 마음관찰이란 6식에 대한 관찰과 염오의식(染汚意識)인 말라식(末那識)에 대한 관찰과 저장의식인 아뢰야식(阿賴耶識)에 대한 관찰이다. 6식에 의한 기록된 마음도 ‘나’라는 의식에 의하여 청정한 마음을 오염시키는 말라식도 과거사를 기록하는 아뢰야식도 일반적으로 통틀어서 마음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6식의 마음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6식의 마음은 눈·귀·코.·혀·몸에서 작용하는 다섯 가지 감각기관의 마음과 대상을 종합하고 분별하는 의식을 총체적으로 말한다.

오관(眼·耳·鼻·舌·身)의 마음은 눈으로 대상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며 몸으로 감촉을 느끼는 수순한 일을 수행하지만, 이미 오염된 마음이 우리의 과거식인 아뢰야식에 저장된 상태이기 때문에 다섯 가지의 감각기관은 그 영향으로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접촉하여 눈·귀·코·혀·몸의 작용은 본연의 기능만을 하게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눈은 청색과 황색과 적색과 백색의 색깔을 보고 높고 낮고 길고 짧음 등의 형태를 인식하는 기능만을 하는 것이지만 과거에 피묻은 적색에 대한 싫고 좋음이 저장식에 기록되어 있으면 눈은 그 기억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보는 순간에 대상을 그 자체로 보지 않고 다른 마음을 붙이든지 아니면 외면하게 된다. 눈 뿐 만이 아니라 귀로 듣는 것도 소리 그 자체는 나쁜 소리 시끄러운 소리 조용한 소리 슬픈 소리라고 스스로 규정하지 않지만, 사람 각자의 저장된 과거식의 경험에 의하여 소리에 대하여 싫다거나 좋다라고 갈라서 분별하는 것이다.

그래서 6식의 관찰은 밖으로 치닫고 있는 오관과 대상을 항상 분별하는 의식을 관찰함으로부터 시작한다. 눈으로 보되 어떤 마음으로 보고 있는지, 눈으로 보여지는 대상에 어떤 분별을 하고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한번은 위파사나를 배우는 여러 사람에게 ‘길을 가면서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가 관찰하기’라는 과제를 주고 관찰의 내용을 기록해오라는 숙제를 준 적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수십 명의 사람이 각각 다른 내용을 기록해왔다. 어떤 사람은 길거리의 먹거리 간판이 주로 보였다고 하고, 어떤 사람을 은행만이 잘 보였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사람들의 인상이 주로 보였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전선줄이 복잡하게 얽혀서 정리 좀 했으면 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부동산 간판이 주로 보였다고 하였다. 이렇듯 눈이라고 하여 색깔과 형태만을 보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기억식이 눈에 영향을 주면 눈은 본연의 기능을 망각한 채, 과거에 먹는 것에 대한 업식과 돈에 대한 업식과 사람에 대한 업식과 구조에 대한 업식과 재테크에 대한 업식이 발동이 걸려서 그 업식에 의하여 눈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오관에 마음관찰이란 이렇듯 보이는 대상을 자신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좌선할 때는 오관에 붙어 있는 마음을 관찰하는 것이고, 생활할 때에는 눈에서 부딪치는 분별의 의식을 관찰하는 것이다. 관찰과 동시에 보는 마음을 알아차리게 되면, 마음 심연의 업식을 보게 되고, 이것을 반복하여 노력하다가 보면 저절로 눈은 마음을 붙이지 않고 대상 그대로를 알아차리게 된다.

강명희 박사
위파사나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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