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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선문답 영어로 읽으면 확 뚫릴까?”

기자명 남수연
  • 불서
  • 입력 2004.04.12 16:00
  • 댓글 0

만화로 보는 선 『그래서 어쨌단 말인고』

이오안나 살라진 글·그림 / 들녘

2차 세계대전 당시 가족과 함꼐 루마니아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오안나 살라진(Ioanna Salajan)은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렸다. 미술학교에서 여러해 그림을 공부한 그녀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 각국에서 그림과 만화를 발표하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그러던 1966년 살라진은 불교를 접하며 ‘선’의 깊은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5년후 살라진은 아스테르담의 ‘코스모스 명상센터’에서 잡지 좥코스믹 페이퍼(Cosmic Paper)좦를 창간, 본격적으로 ‘선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1966년 선잡지 「코스믹」에 연재

그녀가 연재했던 만화들은 1968년 『젠 코믹스(Zen Comics)』로 출간됐다. 최근 국내 소개된 『만화로 보는 유쾌한 선-그래서 어쨌단 말인고』는 이 책의 한국어 번역판이다. 번역은 좥코리아 헤럴드좦 좥코리아 타임즈좦 등의 기자를 지낸 안정효 씨가 맡았다.

선사들이 내린 공안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수행자들에게 지침이 되는 동시에 여전히 풀기 어려운 난해한 과제로 남아있기도 하다. 그것은 언어의 영역까지 초월해 명상의 한 방법으로 쓰이는 ‘역설’이기 때문이다. 동양이라는 동일한 정서-문화권에서도 종종 이채롭게 받아들여지는 이러한 모습들이 서양의 여성 불자에게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이 책은 그 한가지 궁금증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저자 살라진은 서양인 특유의 유머감각을 동원해 선의 화두를 촌철살인의 유쾌한 대화로 재구성해 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화두가 지니고 있는 본래의 뜻은 비교적 잘 전달하고 있다. 그림과 글이 동시에 사용되는 만화의 특성을 적절히 활용한 덕이다.

동양 ‘기와’ 서양 ‘타일’로 표현

지혜로우며 다소 괴짜인 노스님은 반어적이고 날카카로운 풍자로, 때론 익살스런 표정으로 지팡이를 휘두르며 제자를 가르친다. “부처가 되겠다”며 좌선에 열중인 제자 앞에서 노스님은 바닥의 타일을 한 장 뜯어내 “거울을 만들겠다”며 열심히 닦으며 “좌선만 해서 어찌 부처가 되겠느냐”고 제자를 일깨워 준다. 회양 선사가 제자 마조 스님을 깨우쳐준 장면으로 우리에게도 비교적 익숙한 편이다.

‘촌철살인’ 유머로 재미 두 배

다만 흥미로운 점은 회양 선사의 ‘기와’가 서양인에게 보다 익숙한 ‘타일’로 바뀌어 있다는 점이다.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미묘한 간극을 넘나드는 저자의 재치도 읽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짧고 간결한 영어 선문답도 이색적이다.

원작의 재미와 감동을 살리기 위해 원작의 영문 대사를 그대로 담고 각각의 컷 아래에 우리말 번역을 첨가하고 있다. 동양의 선(禪)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7,000원.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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