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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사상, 깨달음 가능성 열어준 메시지”

기자명 권오영
  • 교학
  • 입력 2004.04.12 16:00
  • 댓글 0

봉은사 육조단경 제7강 지상중계


<사진설명>지난 4월 3일 봉은사에서 열린 육조단경 논강에서 발제자와 논평자는 불성사상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육조단경』의 불성 사상은 본래부터 누구나 지혜작용이 갖추어져 있다고 함으로써 점오(漸悟)가 아닌 돈오견성(頓悟見性)의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얼마든지 금생(今生)에 단박에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대승불교에 이르러 붓다가 신격화(神格化)됨으로써 붓다(깨달음)와의 엄청난 거리감을 느껴 의기소침해 있던 당시 수행자 및 일반불자들에게 깨달음의 가능성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준 메시지였다.”

지난 4월 3일 봉은사에서 열린 육조단경 논강 제7강에서 ‘육조단경의 불성사상’이라는 주제논문을 발표한 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김진태 교수는 “불성사상은 중생에게도 붓다가 될 가능성·소질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중생으로 하여금 불·보살이라는 인격향상의 길로 향하도록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희망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돈오, ‘자성이 청정한 불성’아는 것”

김 교수는 이어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고 그것에 반야가 구족돼 있으므로, 그 사실만 자각하면 곧바로 돈오이기에 오늘날 불자들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수행에 임해 바로 지금 여기에서 깨달음을 열어가야 한다”며 “『육조단경』의 이런 가르침은 수행의 길잡이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육조단경』의 불성 사상을 통해 ‘돈오란 자성이 청정한 불성을 단박에 깨닫는 것’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불성사상, 교학 배척 원인” 반론도

이에 대해 논평에 나선 운문승가대 강사 세등 스님은 “한국불교가 불성사상을 근거로 하는 간화선을 통해 돈오견성 하고자 하는 확고한 수행전통을 수립하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사람들의 본성에는 부처나 경전이 본래 갖추어져 있다’는 불성사상은 자칫 어리석은 이들로 하여금 경전공부나 교학 연구의 동기유발을 억제시킨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또 “한국불교의 수행 중심체계는 자기 공부에만 관심을 가질 뿐 대사회적인 활동을 등한시하게 끔 했다”며 “이는 선종을 잘못 이해한 병폐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두 번째 논평에 나선 경전연구소 김재성 소장도 “자신의 견성을 위한 수행을 강조하는 선불교에서 대중교화라는 자비행의 실천에는 소극적인 면이 있다”며 “자리의 완성 이후에 이타행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선불교의 기본적인 입장인가”라고 반문했다.


“반야-이타행, 함께 실천해야”

이에 대해 김진태 교수는 “현재 한국불교의 풍토가 지나치게 선 중심으로 흐르고 대사회적인 참여가 없다는 것은 인정되지만 이것이 불성사상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불성사상을 잘못 받아들인 한국 불교계의 문제를 두고 마치 불성사상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김 교수는 또 “불성사상은 돈교(頓敎)를 만난 이번 생에서 깨달음을 이뤄야 한다는 독려이자 중생을 위한 자비심을 드러낸 것”이라며 “깨달음을 얻는 것은 결국 자비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반야를 추구하기 것은 곧 자비행(이타행)을 함께 실천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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