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팔순 연꽃모임, 동국대 학생들에 아름다운 회향

  • 교계
  • 입력 2023.04.06 23:02
  • 수정 2023.04.06 23:06
  • 호수 1676
  • 댓글 0

이정옥 회장 비롯 5명, 평생 모은 재산 5100만원 희사
4월6일 건학장학으로…정각원, "기부자 사후 49재 예우"

팔순이 넘은 노(老)보살 5명이 평생 모아온 재산을 동국대 학생들에게 전해 훈훈함을 전한다.

이정옥(대원성) 연꽃모임 회장을 비롯한 권정원(대자행), 윤정희(금강월), 이성림(진여성), 홍옥자(불국화) 다섯 불자가 4월6일 동국대학교(이사장 돈관 스님)를 찾아 건학장학금 5100만원을 기부했다. 이들은 부산에 마땅한 불자 모임이 없던 1977년 재가수행단체 ‘연꽃모임’을 창립하고 50여년 동안 지역사찰 봉사, 선원대중공양, 각종 기부·장학사업 등을 펼쳐오며 지역 불자들에게 신행도우미가 돼 왔다. 시작할 땐 서른 즈음 이었던 불자들은 어느덧 여든을 넘기자 모든 사업을 회향하며 마지막 인재불사로 동국대학교에 장학기금을 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

왼쪽부터 이성림(진여성)·홍옥자(불국화) 불자, 진성 스님의 손상좌 진석 스님, 이정옥(대원행) 회장, 윤정희(금강월)·권정원(대자행) 불자.
왼쪽부터 이성림(진여성)·홍옥자(불국화) 불자, 진성 스님의 손상좌 진석 스님, 이정옥(대원행) 회장, 윤정희(금강월)·권정원(대자행) 불자.

연꽃모임은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과도 인연이 깊다. 연꽃모임은 20여년 간 일타 스님(1929~1999)에게 가르침을 받았는데, 1978년 돈관 스님이 일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하며 인연이 시작됐다. 그러다 이정옥 회장이 지난해 입적한 지정 스님을 대신해 동국대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돈관 스님을 만나고 ‘건학위원회 장학제도’를 알게 됐다. ‘등록금 걱정 없는 대학’ 취지에 공감한 이 회장은 돈관 스님에게 “팔순을 넘기면 동국대에 인재불사하겠다”고 약속했다. 1인당 1000만원씩 모아 기부하기로 했는데, 전달식 전날 연꽃모임 회향 소식을 들은 이 회장의 지인이 100만원을 추가로 기부해 총 5100만원을 전달하게 됐다.

이정옥 회장은 “일타 스님을 비롯해 법정 스님, 지관 스님 등 큰스님들을 모시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돕는데 망설이지 않고, 받은 큰 은혜를 반드시 회향하기로 다짐했다”며 “동국대를 둘러보니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 생에는 동국대에 입학해 부처님 공부를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30대 만난 도반들이 이제 80대가 됐다”며 “아직 건강한 모습으로 지난해 동국대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입적한 지정 스님의 유지를 이을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이성림(진여성) 불자도 “그동안 부처님을 의지하며 살아온 공덕으로 동국대라는 도솔천에 잠시 다녀간다”며 “내세에는 동국인으로 태어나 부처님을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 부처님의 무수한 은혜가 동국대와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정원(대자행) 불자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게 되어 기쁘다”고 했고, 윤정희(금강월) 불자는 “부처님께 은혜 갚는 마음으로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옥자(불국화) 불자는 “작은 마음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씨를 심는 마음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을 비롯해 정각원장 진명 스님, 윤재웅 총장의 인사도 이어졌다.

특히 돈관 스님은 “평생에 걸쳐 한 푼 한 푼 모아둔 돈을 동국대 학생들에게 기부해주신 보살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소중하게 주신 작은 마음들이 나비효과처럼 크게 이루어져 우리사회에 큰 메아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동국건학장학 1기 학생들이 찾아와 연꽃모임 불자들을 환영했다. 학생들은 한 분 한 분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행사장으로 안내했다.

전달식을 마치고 기부자들에게 건학장학생들의 1년 활동을 소개한 왕정은 학생은 “서로 꿈을 향해 경쟁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졸업 때까지 전액 장학을 받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며 “불자님들의 원력으로 동국대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학으로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이바지하겠다”고 인사했다.

연꽃모임 다섯 불자들의 기부금은 본인의 49재에 사용할 비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동국대 정각원은 기부자들이 사망할 시 49재로 예우할 예정이다.

한편 연꽃모임은 올해 2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구호와 경주남산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 불사에도 동참했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76호 / 2023년 4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