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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불교교류 민족동질성 회복 기여

기자명 법보신문
고 유 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지난 4월 6일 남북 불자들이 금강산에 모여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외금강에 있는 신계사 복원공사 착공식을 가졌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남북 불교신자와 역사문화유적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착공식 행사는 신계사 복원 경과보고, 사업개요 발표, 축사, 축등 달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고 한다. 남북 대표자들은 각각 연설에서 “남과 북의 불교도와 관계기관 일꾼들이 함께 모여 신계사 복원불사 착공식을 연 것은 단일민족으로서 마음과 지혜를 합치면 민족문화유산을 복원, 보존하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신라 보운조사가 519년 창건한 신계사는 고려, 조선시대에 걸쳐 몇차례 중건된 금강산 4대 명찰 가운데 하나다. 조계종은 지난해 1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소실된 신계사 복원에 관한 의향합의서 체결한데 이어, 같은해 11월 9일부터 17일간 남북한 학자들과 조계종 문화유산조사발굴단이 참여한 가운데 신계사지에 대한 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이는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공동 문화재 발굴이었다.

이밖에도 남북불교교류 사례는 더 있다. 조계종 민족공동체 추진본부는 지난해부터 북한 조국평화통일불교협의회와 공동으로 평양 인근의 법운암을 비롯해서 북한지역 59개 사찰에서 단청불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천태종도 지난해 말부터 개성 영통사를 복원하는 사업을 종단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남북 불교가 손을 잡고 남북공동 불사를 추진하는 것은 남북 인적, 물적 교류 확대를 통해서 민족동질성을 회복하고 남북화해를 앞당기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남북 종교교류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인 북한종교를 재건하는 의미를 가진다. 남북 종교분야의 교류·협력은 북한의 종교정책에 있어 전향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1980년대 중반이래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종교 분야의 교류·협력은 주로 남한 종교인의 방북, 제3국 개최 종교회의 참가, 대북지원 등의 형태로 이루어져왔으나, 최근에는 개천절남북공동행사(2002,10, 평양), 3.1민족대회(2003.3, 서울) 등 종교인간 남북공동행사를 개최하여 만남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남북 사회문화 교류·협력의 의의와 중요성은 다른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한의 ‘사회문화 공동체’ 형성 기반을 구축하고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간의 차이를 우열관계가 아닌 대등관계의 차이로 인식하도록 함으로써 상호존중과 이해를 도모한다는 데에 있다.

또한 남북 사회문화 교류·협력은 남북한간 이질화를 극복하고 극복 및 동질화를 모색해 나가기 위한 필수 선행조건이라는 데에도 커다란 의의와 중요성이 있다. 남북 사회문화 교류·협력은 남북한으로 하여금 서로의 삶의 양식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케 하며, 이를 통해 서로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 해소뿐만 아니라 나아가 사회문화적 이질화로 인해 통일 후 예상되는 남북한간 문화·심리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남북 사회문화 교류·협력은 북한의 사회 변화 및 체제의 개혁·개방 유도를 위한 비정치적 수단으로서의 활용가치가 높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사회문화 교류·협력은 북한을 직접 자극하거나 정치적 대응을 야기함이 없이 북한의 사회 변화 및 체제 개혁개방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남북한간 사회문화적 접근의 확대·강화는 남북관계에 있어 정치·이념적 논리를 상대적으로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yhkoh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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