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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타면 나무·풀꽃 볼 수 없어”

‘천성산∼’ 강연한 페터 노이야르 씨

저는 이번에 지율 스님과 함께 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터널 공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있던 최고 감독관은 나라 경제가 좋지 않고 고속열차가 경제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강변했습니다. “독일의 상황은 한국보다 훨씬 나쁘지 않느냐, 당신은 왜 고속철의 나라인 독일인이면서 한국 문제에 간섭하느냐”고 말합니다.

저는 독일 내에도 고속열차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대답했습니다. 독일에 있는 한국인들도 독일 정부에서 하고 있는 불합리한 일에 대해 저와 같은 방식으로 저항의 소리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따지고 보면 우리들은 모두 지구에 있는 똑같은 사람들 아닌가요. 저는 지율 스님께 스님이 천성산 운동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전체가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연이라는 것은 하나의 조화인 것이지요. 한국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이지 한곳 한곳이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항상 눈앞에 보이는 사물의 현상과 실제 사이를 언제나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독일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가상은 거짓이다”, 또“너무 아름다운 것은 진실되지 못하다.”

천성산은 여러분 바로 앞에 있는 자연입니다. 저는 천성산에 가서 아직도 희귀한 나무를 비롯한 동식물들이 보호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틀림없이 지난 20~30년 전부터 시작된 산업화로 인해 수많은 희귀 동식물들이 멸종되어 갔음을 짐작합니다.

고속열차는 일종의 자연 재앙과도 같습니다. 왜 자연 재앙이냐면 여러분들이 빠른 속도로 기차를 타고 가시면 자연을 전혀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빠른 고속열차 안에서 열차 밖을 바라보시면 흐린 상들이 지나가는 것만 보일 뿐 실제 사물들을 인지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빨리 도착함으로 인해서 그 남는 시간동안 무엇을 하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십시요.

13세기 인도성자 카비르의 말씀 중에는 “왜 그렇게 서둘러서 지옥으로 달려가는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설치된 것들은 인간이 그 곳에 빠져들려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닐까요.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매스컴, 상업행위, 텔레비전, 해야 한다는 욕구가 모두 올가미, 함정이 아닐까 하고 묻습니다.

천성산은 환경에 대한 하나의 중요한 경고의 탑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율 스님의 행동은 바로 지금 이곳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들이 근원적으로 바뀌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죠.

이제 우리는 자연에 대적한 전쟁을 끝내고 자연과 평화를 생성시키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께서 자연과 평화를 맺으신다면 여러분 스스로와 평화를 맺는 것입니다. 자연에 대해서 존경심을 가지면 곧 자기 자신을 존경하는 것이 될 겁니다.

※이 강연은 4월 20일 부산 동보서적에서 열린 ‘천성산과 거지성자의 만남’에서 소개된 내용이다.

정리=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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