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예 부문제외
불교미술 새 지평 기대
<사진설명>13회 대상작 '천수관음보살'
<사진설명>14회 대상작 '아미타 삼존불'
<사진설명>16회 대상작 '삼신불 회상도불감'
조계종 총무원이 주최하는 제20회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이하 불미전) 공모가 발표됐다. 공모원서는 8월 16일부터 10월 7일까지 배부되며 작품은 10월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접수받는다. 심사결과는 10월 12일 발표한다.
이번 불미전에서는 불교회화, 불교조각, 불교공예 3개 부문을 공모한다.서예와 사진은 이번 불미전부터 제외된다.
1970년 제1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20회를 맞는 불미전은 교계 유일의 미술대전이지만 이에 걸맞는 권위는 확보하지 못했다. 개최 초기 교계 안팎으로 지대한 관심을 모았던 불미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종교성과 예술성을 담보로 한 대작을 건지는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상업성 목적에 따른 참가로 인해 작품 수는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작품 완성도가 떨어졌고, 상업성 진출을 막자 작품 접수는 현저하게 줄어들어 불미전이 지향한 새로운 불교지평을 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무엇보다 전통과 현대분야의 개념이 모호해 심사위원과 참가자 사이의 이질감도 도출됐다. 이에 따라 제16회 공모 당시에는 예배용과 감상용 부분을 나누어 개최하는가 하면 18회 때에는 전통과 현대를 나눠서 공모하며 나름대로의 활로를 개척하려고 시도했으나 정착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따라 20회 불미전에서는 전통과 현대 구분을 없애고 서예와 사진 부문도 제외했다. 서예와 사진 부문을 제외한 운영위원회의 방침은 현대미전 흐름과도 맥을 같이한다. 국전을 비롯한 국내 미전에서도 서예와 사진은 이미 제외된 상태다. 두 분야는 독자적인 분야로 거듭나 서예전과 사진전으로 분리돼 독자적인 공모와 전시회를 갖고 있는 추세다.
불교계 역시 서예와 사진 부문도 아직 미흡하지만 나름대로의 독자활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에따라 조계종 총무원은 불미전에서 과감히 이 두 부분을 제외하는 대신 전시회 지원에 초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전통과 현대라는 개념을 내세우지 않고 불교회화, 불교조각, 불교공예 부분으로 압축한 것은 ‘모사’라고 비판 받는 전통양식과 현대감각에 불교 소재만 다루면 된다는 식의 의식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이다.
손연칠(동국대 경주 캠)운영위원은 “전통과 현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지금 그리고 조각하는 작품이 곧 현대미술”이라며 “작품에 있어 종교성과 예술성은 작가의 역량에 따라 좌우되는 것일 뿐 분리해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손 위원은 “반가사유상과 석굴암 부처님이 종교성과 예술성 중 어느 하나로만 탄생한 것은 분명 아니다”라며 “전통과 현대의 벽을 넘은 새로운 불교미술 지평이 열릴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운영위원회는 이에따라 종교성과 예술성을 담보로한 참신한 작품이 많이 출품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운영위원회의 이같은 노력이 불교미술의 맥 계승과 저변확대는 물론 명실상부한 신인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할지 기대된다. 02-2011-1770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