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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LA 서부대 총장 루이스 랭카스터 교수

기자명 법보신문

고려대장경-티베트 필사본 연구 문헌 전산화 첫 시도

현대 과학 접목한 불교 연구 개척

현장 답사 통한 실증-체험 중시


랭카스터 교수의 이름은 한국불자들에게 어느 외국인 학자보다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대장경’하면 그를 연상하게 되는데, 알려진 것처럼 그는 세계적인 대장경 연구의 달인이다.

그는 한국의 해인사 고려대장경을 연구해 그 역사 문화적 배경과 가치를 소개하고 각권의 산스크리트와 팔리, 티베트, 중국어, 한글 제목과 번역관련 사항을 수록한 대장경목록(The Korean Buddhist Canon: A Descriptive Catalogue)을 작성하여 학자들의 연구와 사용에 편리하게 하였다. 이로써 고려대장경이 세계불교학계에 새롭게 주목받고 그 귀중한 가치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학자들의 관심과 연구를 유도하게 하였다.

이는 1960년대 초에 해인사 대장경판을 찍어 만든 12질 한장본 가운데 1질이 미국에서는 유일하게 버클리대학 동아시아 도서관에 소장되면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는 1972년부터 네팔의 세르파 사원에 있는 티베트 필사본들도 탐사 연구했고, 1982년부터는 중국의 방산석경도 조사 연구하여 이 방면에 세계적 인정을 받았다.

전자불전-전자문화지도회 창설

근래에는 대장경 전산화의 창시자이며 불교문헌자료 전자화 방면의 대부로서 알려져 있다. 해인사 고려대장경을 비롯하여 티베트 장경, 태국의 팔리어 장경 전산화의 산파역할을 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전자불전회(Electronic Buddhist Text Initiative) 조직과 연대를 주도하였으며, 태평양근린공동사업(Pacific Neighborhood Consortium)과 전자문화지도회(Electronic Cultural Atlas Initiative) 등의 창설 및 지도력에서 보여준 바, 그의 현대과학과 기술의 접목을 통한 불교학 연구 방법과 자료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선구적 혜안과 업적은 역사적인 공헌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미국에서 아시아 통으로 알려진 랭카스터는 아시아 답사연구에 누구보다도 광범위하고 심층적이다. 인도와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부터 티베트와 네팔 등 중앙아시아, 몽고와 중국 및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를 망라하여 그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고, 학계와 문화계에 걸친 그의 원만한 인간관계는 누구보다 넓고 깊다. 여느 학자들처럼 책상위에서의 자료연찬에 그치지 않고 현장조사를 통한 실증적 연구와 견문 체험도 중시한다.

어느 지역불교의 연구에 있어 제한된 자료에 집착한 단순하고 현학적인 독선을 지양하고, 현지 문화 전통의 이해를 통한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접근방식을 추구한다. 한국불교 연구의 경우를 보더라도, 1970년 방문 이래 서양학자로서 누구보다 한국을 많이 다녀갔고 한국불교에 깊이 있는 이해와 공감을 하고 있다.

한국불교를 서양 및 세계학계에 누구보다 가장 널리 소개하고 높이 평가하여 왔다. 그의 지도아래 필자를 포함하여 박성배(뉴욕주립대), 버스웰(UCLA), 조성택(고려대), 조은수(미시간대) 등이 한국불교와 관련하여 버클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세계불교학계에 한국불교를 선양하고 있다. 한국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부터 근대까지 시대별로 그 자신이 직접 집필하거나 기존의 주요연구논문을 번역 편집하여 출판함으로써 한국불교관련 저서를 가장 많이 내었고, 소외되었던 한국불교를 학문적으로 세계무대에 출연시켜 온 감독 및 제작자의 역할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랭카스터는 미국 불교학의 요람이었던 위스콘신대학의 첫 번째 불교학박사였으며, 현대 미국불교학계의 제일세대 선두주자였다. 그는 대승불교의 대표적 문헌인 반야부경전의 전문가로서 에드워드 콘즈의 학문적 유산을 물려받았다. 그는 불교학의 근본인 다양한 원전의 연구와 보조학문으로서 언어적 소양을 중시하였다.

그 자신이 원전 해독에 필요한 산스크리트, 팔리어, 티베트어, 한문에 조예가 깊었고, 근대의 연구업적을 소화해내는데 필요한 불어와 독어 등 현대 유럽언어와 일본어에도 능통하였다. 일반적으로 동양학자는 서양어문에 취약한 반면, 서양학자는 동양어문에 제약이 많은 점을 고려할 때, 동서양 어문을 균형 있게 통달한 그의 불교학적 소양은 탁월하다.

그러한 학문적 소양을 제자들에게도 요구하였고 교과과정에 필수로 포함시켰다. 1967년부터 버클리대학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여 1972년 불교학박사과정을 창설하고 18명의 불교학 박사를 배출하였다. 그들은 현재 하버드, 스탠포드, 뉴욕, UCLA, 미시간, 워싱톤 등 미국의 명문대학과 일본의 용곡대학, 태국의 출라롱콘대학 및 한국의 고려대학과 서울불교대학원대학 등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그의 제자들로부터 박사학위를 받은 이의 수를 합하면 수십 명에 이르고 이들은 세계불교학계에서 그의 학문적 맥을 이어 활약하고 있다.

위스콘신대 1호 불교학 박사

랭카스터는 금년 2월 LA에 있는 중국계 서래대학을 현지인들을 위하여 확대 개편한 서부대학(University of the West)의 총장으로 취임하였고, 미국 불교학의 새로운 중심지로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는 각종 언어의 대장경을 비롯한 불교 고전의 종합적 연구와 아울러 문헌 자료의 전산화를 통한 최신의 연구방법 개발에 선구자로서 인접학문과의 연대를 통해 불교학의 지평을 넓혀왔다. 고대불교 연구자료 발굴의 획기적 전기가 되었던 돈황 문헌의 위조문제를 최신 과학기술로 밝히는데도 공헌하였고, 불교를 포함한 동서문화의 교류통로였던 실크로드 문화연구 등 불교와 관련된 주변 학문과의 연계작업도 추진해왔다.

랭카스터의 탁월한 자질과 개척정신으로 불교학에 있어 남방 상좌부와 북방 대승 전통을 포괄하고 고전과 현대를 연합하며, 동양과 서양의 자료와 방법론의 장점을 종합하고 현장성을 살려 입체적으로 접근하는 모범은 후학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범어와 팔리어 권을 근본으로 하면서도 티베트어와 한자문화권 문헌자료의 전문가로서 특히 한국불교의 중요성에 착안하고 이를 세계학계에 전파한 공로는 높이 평가되며 그 영향은 지속되리라고 본다. 현재 그의 제자들이 불교학계의 중진으로 활약하고 있는 원로이지만, 랭카스터는 노익장의 저력과 함께 끊임없는 비전과 영감의 산실로서 후학들을 지도하며 대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불교대학원대학 교수 진월 스님
jinwo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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