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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숨결까지 되살렸다

기자명 남수연
  • 불서
  • 입력 2004.05.03 15:00
  • 댓글 0

『숫타니파타』

전재성 역주 /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때묻지 않는 연꽃같이,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서 가라.”(‘코뿔소의 외뿔의 경’에서)
소설과 영화가 모두 성공하면서 유명해진 『숫타니파타』의 한 구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정확한 번역은 ‘코뿔소의 외뿔처럼 혼자서 가라’이다. 부처님 가르침의 원형으로 전 세계 불자들은 물론 그 자체가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즐겨 애송되는 『숫타니파타』의 빨리어 원전 직역본이 출간됐다. ‘코뿔소’가 ‘무소’로 표현되는 등 의역된 부분을 모두 원전의 표현대로 바로잡았다. 『숫타니파타』에 유독 의역이 많은 것은 이 경전이 모두 70개의 경으로 구성돼 있으면서 모든 경전이 총 1149개의 게송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와 영어, 독일어 등 세계 각 국의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각 언어의 운율과 어감에 맞는 약간의 수정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회장 전재성 박사가 펴낸 『숫타니파타』에는 모두 2581개의 방대한 주석이 달려 있다. 각 경전이 설해진 배경이나 각 시구 하나 하나의 유래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숫타니파타』 번역에 이 같이 방대하고 치밀한 주석을 시도한 적은 없다. 전 박사는 이번 작업을 진행하며 빨리어 원전과 더불어 일본어, 영어, 독일어 본을 함께 대조해 각 번역서들의 오류까지 바로잡는 수고를 곁들였다. 덕분에 이번에 출간된 『숫타니파타』의 번역은 거친 듯 하면서도 각 경구를 읊으셨을 부처님의 호흡 단위까지 느껴질 정도로 생동감이 넘쳐난다.

“말뚝은 땅에 박혀 흔들리지 않고, 문사풀로 만든 새 밧줄은 잘 꼬여 있어, 젖을 먹는 어린 소가 끊을 수 없을 것이니, 하늘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뿌리소서.”-소치는 다니야
“황소처럼 모든 속박들을 끊고, 코끼리처럼 냄새나는 넝쿨을 짓밟아, 나는 다시 모태에 들지 않을 것이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 세존
폭우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고 자신의 안락함으로 노래하는 다니야의 노래에 깨달음의 즐거움으로 대꾸하는 부처님의 게송에서는 슬며시 유머감각까지 묻어난다. 부처님의 호흡도 생생하다.

“인습이나 전통과 타협하지 않고, 정신적인 해탈과 자유를 향한 끝없는 노력 속에서 이루어지는 삶. 『숫타니파타』에서는 이런 내용들이 현학적인 것이나 사소한 계율에 얽매는 것 없이, 소박한 대화적인 형태나 이야기 형태나 헌시의 형태로서 전개되고 있다.” (역자의 머리말에서)
『숫타니파타』가 오랜 세월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 받은 이유다. 30,000원.

남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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