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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 채팅 방송 들으며 道닦죠”

기자명 이재형

불회사·무불선원의 이색 수행

매일 오분향례-십악참회-법문 방송

채팅하며 실시간으로 선어록 강의도


<사진설명>무불선원 선원장 석우 스님은 매주 목요일 저녁 채팅을 통해 선을 지도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수행을 주제로 묻고 답하는 것은 더 이상 색다른 일이 아니다. 수행과 관련된 많은 사이트에서 초보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꼼꼼히 수행을 지도하는 곳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채팅이나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행을 지도하거나 함께 수행을 하는 곳도 있다. 나주 불회사(www.bulhoesa.org)와 서울 무불선원(cafe.daum.net/mubulsunwon)도 그 중의 한 곳. 이들 사찰에서는 인터넷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함께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나주 불회사는 지난 4월 1일 관음대참회 사이버선원을 개원했다. 불자들이 하루를 잘 정리하고 함께 정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사이버선원은 매일 9시 30분부터 11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고 있다. 실제 공간에서의 한계를 인터넷으로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법회도 실제 법회와 마찬가지로 여법하게 실시된다.

법회가 시작되면 맨 처음 나오는 것이 명상음악이다. 조용한 음악으로 불자들이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입정이 끝나면 본격적인 법회에 들어간다. 네티즌들은 컴퓨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맞춰 오분향례를 한 뒤 죽비소리에 맞춰 절을 하며 무상참회정진에 들어간다. 이렇게 정진이 끝나면 다시 십악참회 발원문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모두 끝나면 다시 짧은 명상음악과 함께 주지 정연 스님의 법문이 이어진다. 내용도 참회수행의 구체적인 방법에서부터 선승들의 일화까지 다양하다. 불회사는 앞으로 정기법회, 행사, 법문 등을 녹음해 방송하거나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서울 방학동 무불선원 선원장 석우 스님은 요즘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홈페이지를 개설한 후 선(禪)에 대해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답변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손가락 두 개로 글을 쓰는 ‘독수리 타법’이야 여전하지만 속도는 꽤나 빨라졌다. 특히 올 2월부터는 네티즌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실시간으로 선어록과 수행법 등을 강의하고 있기도 하다. 절에 가만히 앉아 오는 사람들만을 기다리기보다 인터넷이라는 사이버세계에 직접 뛰어들어 선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지난 3개월간 달마대사의 『무심론』을 강의한 데 이어 5월 6일부터는 중국 황벽 선사의 『전심법요』를 지도하고 있다. 이들 선서(禪書)는 선의 근본정신을 비롯해 구체적인 수행방법도 알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에 글을 써가며 하는 강의가 생각보다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말로 풀어서 하는 것과 달리 짧은 글로 설명하자면 바로바로 핵심을 짚어내야 하고 한 구절 한 구절 정확한 근거를 갖고 써야 하는 까닭이다. 이래서 일까.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홈페이지 개설 6개월 만에 회원이 1200명을 넘어섰고, 사이버강의에 참여하는 사람과 이를 조회하는 사람들 수도 갈수록 늘고 있다.

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짜듯 수행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인 까닭에 인터넷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불회사와 무불선원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근본적인 것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에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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