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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광반조

기자명 법보신문

나와 남 가르는 분별이 苦 원인
감각 안으로 돌려 자신을 살펴야

위파사나 수행을 하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마음 관찰이다. 마음 중에서도 윤회의 원동력이 되고 정(淨)·부정(不淨)의 업력이 되는 것이 ‘나’에 대한 마음이므로 이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에 대한 마음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나의 견해(我見)와 나의 아만(我慢)과 나에 대한 사랑(我愛)과 나의 무지(我癡)를 들 수 있다. 나의 견해는 주로 나의 고집과 주장으로 많이 나타나고, 나의 아만을 우월감이나 열등감의 표현으로 주로 나타나며, 나에 대한 사랑은 자신에 대한 집착이 이기심으로 나타나며, 나의 무지는 지혜가 덮인 마음을 의미하므로 고정된 관념으로 주로 나타난다. 이러한 마음을 관찰하는 것이 위파사나이며 표면의식에 나타난 ‘나’에 대한 마음들을 관찰함으로부터 시작된다.

마음은 원래는 하나이지만 세세생생 살아오면서 번뇌에 물들고 수없는 분별의 힘에 의하여 나타나는 마음의 현상은 8만4천 법문 만큼이나 많다. 그 많은 마음들을 어떻게 관찰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들은 모두 ‘나’에 대한 마음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뿌리를 뽑으면 나무의 수 없는 가지가 한 순간에 시드는 것처럼 ‘나’의 존재와 ‘나’에 대한 의식만을 제도 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이다.

위파사나는 좌선을 통하여 마음속에 사리잡고 있는 ‘나’를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마음은 생활 속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므로 그때그때 알아차려야 인간관계 속에서 부딪침이 줄게 된다.

말 할 때를 예를 들어보자.
말을 할 때에 그냥 말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가만히 자신이 말할 때, 자신의 말을 지켜보면 알 수 있다. 나는 그냥 말을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해도 면밀히 자신이 하는 말을 지켜보면 어떤 때는 ‘나’라는 개념이 ‘나’라는 주장이 항상 근저에 갈려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디 그 뿐인가.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거나 들을 때에는 남과 비교되면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나의 우월 의식과 좌절의식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고, 나만을, 우리 가족만을, 우리 학교만을, 우리 사회만을, 우리 나라만을 위하는 의식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나와 남을 가르는 분별의 세계에 살기 때문에, 자와 타를 가르는 것에 길들어져 있다. 이를 생활 속에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백화도량에 한 달에 한번씩 하는 주말 수련에는 점심시간이 있어서 점심 먹고는 자연스럽게 수행도반끼리 담소를 나누곤 한다. 그 때 사람들의 대화를 살펴보면 아무리 오랜 시간 좌선한다 하여도 실재 대화에서 ‘나’에 대한 마음을 그대로 관찰하면서 말하는 사람을 그리 많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수행은 앉아서 하는 연좌법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지만 수행의 결과는 생활 속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아침에 잠을 깨어서도 밥을 먹을 때도 대화를 할 때도 걸을 때도 일을 할 때도 잠을 잘 때도 언제나 ‘나’라는 의식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관을 돌려 자신을 살펴보고[廻光反照], 그 속에 녹여져 있는 나를 알아차린다면 바로 마음관찰의 위파사나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강명희 박사
위파사나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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