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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불교 경전…스리랑카서 처음 제작

기자명 김형규
  • 해외
  • 입력 2004.05.10 15:00
  • 댓글 0

현장취재 : 패엽경 제작과정

불교 역사상 처음으로 경전이 등장한 시기는 B.C 1세기 경이다. 당시 인도에서는 나뭇잎을 글을 쓰기 좋게 다듬어서 사용하는 방법이 개발됐는데 이렇게 남겨진 최초의 경전이 바로 패엽경이다. 조계종 대표단과 방문단은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5박 6일의 일정으로 스리랑카를 다녀왔다. 특히 5월 1일 최초로 패엽경이 조성됐던 알루비하라 사원을 방문했는데 이를 계기로 패엽경과 패엽경의 제작 방법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사진설명>최초의 패엽경 사찰인 스리랑카 알루비하라 사원에서 스님이 패엽경 제작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은 야자수잎을 다듬고 있는 모습.


◇패엽경이란=메소포타미아의 점토판, 이집트의 파피루스, 중국의 죽간 등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도 인간의 역사와 생활을 기록하기 위한 다양한 재료들이 사용됐다.
인류 4대 문명의 하나인 인도도 이들 문명지역과 비슷한 시기에 기록을 위한 독특한 재료를 발명했는데 이것이 바로 ‘패다라’라고 하는 나뭇잎이다. 패다라(pattra)는 범어로 흔히 특정한 식물을 가리키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필사용 나뭇잎을 뜻한다.

인도가 넓다보니 지역에 따라 자작나무 잎이나 혹은 야자나무 잎을 이용했는데, 우리가 흔히 패엽경이라 부르는 경전은 야자나무 잎으로 만들어졌다. 이유는 패엽경이 자작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북부인도가 아니라 야자나무가 번성한 남부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제작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패엽경이 자작나무로 제작됐다는 견해는 잘못된 것이다.



BC 1세기경 야자나무 잎으로 제작

◇패엽경 제작 방법=패엽경은 야자나무 잎을 넓이 5cm, 길이 45cm 크기로 잘라 네모반듯하게 다듬어 글을 쓰기 좋은 형태로 만든 다음 구멍을 뚫는다. 이렇게 다듬은 패엽은 3시간가량 솥에 찐 다음 나무에 걸어 말리고 부비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나뭇잎을 끈기가 있으면서도 부드러운 형태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이렇게 일정한 크기의 패엽이 만들어지면 이제는 하나씩 꺼내 글씨를 새기기 시작한다. 글씨는 첨필이라고 하는 송곳의 손잡이 부분에 칼이 달린 독특한 도구를 사용하는데 흔히 송곳 부분은 글씨를 쓰기 위해, 칼날 부분은 재료를 좀 더 매끄럽게 다듬는데 이용된다. 이렇게 모든 준비가 끝나면 본격적인 사경 작업에 들어간다.

먼저 송곳으로 패엽에 깊이 홈이 파이도록 경문을 쓴 다음 그 위에 잉크를 부어 문지르고 깨끗한 천으로 닦아내면 파진 홈 속에 잉크가 스며들어 글씨가 새겨진다. 이렇게 완성된 패엽경은 다시 밀가루로 문질러 표면을 매끄럽게 마무리 한 후 여러 장을 한꺼번에 묶어 한권의 경전으로 완성하게 된다.



500 나한이 7년 걸쳐 경율론 저술

◇최초의 패엽경 사찰=최초의 패엽경은 인도가 아닌 스리랑카에서 제작됐다. BC 1세기, 스리랑카는 남인도의 침략과 함께 대기근으로 국토는 황폐해졌고, 승려들의 삶도 위협을 받고 있었다.
따라서 스님들은 불법을 영구히 보전하기 위한 방법으로 구전으로 전승되던 삼장(경율론, Tipitaka)을 글로 남기기 시작했는데, 패엽경의 형태로 최초로 경전이 쓰여진 장소가 스리랑카의 알루비하라 사원이다. 당시 오백명의 나한들이 모여 7년간에 걸쳐 제4회 결집을 통해 삼장을 저술했다. 당시 알루비하라 사원에는 패엽경을 제작하기 위한 동굴이 14곳이 있었는데, 현재는 두 곳만이 온전하게 보존돼 있다. 알루비하라 사원은 또 15세기 인도의 불교학자 붓다고사가 방문해, 이곳에 소장된 패엽경들에 대한 방대한 주석서를 남긴 곳으로 유명하지만, 1848년 영국군에 의해 불타버려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스리랑카=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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