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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립문자, 시대상황따라 의미 달라질 수 있어”

기자명 법보신문

스에끼 후미히꼬 교수 인터뷰

- 일본불교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가장 큰 특징은 계율에 관한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통상 구족계를 사용하지 않고, 범망경을 사용합니다. 또 메이치유신 이후 승려의 육식, 대처가 허가되어, 많은 승려는 가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절은 한 사람의 승려와 그 가족에 의해 운영되고, 그 지역의 장의와 묘지의 관리를 주된 수입으로 합니다.

일본불교의 계율무시나 장의를 중심으로 한 장식(葬式)불교는 종종 비판의 대상도 됩니다만, 그것에 의해 불교가 지역에 뿌리내린 활동을 전개하고 민중에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 것은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상적으로는, 일본불교의 주류는 천태종계통에서 나오고, 『법화경』이 중시됩니다. 일본천태에 있어서 전개한 본각사상(本覺思想)은 범부그대로가 부처라고 설하여 일본불교의 세속화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 중국선에 대한 최근 구미의 연구동향은?

과거 구미의 선연구는 선을 이상화하고, 심원한 동양의 정신으로서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선이 추상화되고, 순수화되어서 실정을 떠난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최근 그러한 경향이 비판되어, 선을 이상화하지 않고, 가능한 한 실제의 역사에 맞게 이해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사상만 추상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상황이나 사원의 정치적·경제적인 면, 또 순수한 선 이외의 여러 가지 신앙의 요소등, 선을 다면적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선은 한편으로 자신의 마음을 깨달으면 된다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강한 조사숭배를 설하고, 또 한편으로 정신의 자유를 설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엄한 수행을 설합니다. 이와같은 선의 다면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 不立文字를 표방하는 선을 학문으로서 다룰 때, 유의해야 할 점과 방법론이 있다면?

두가지의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텍스트를 어학적, 문헌적으로 엄밀히 다루는 것입니다. 체험주의적인 해석을 배격하고, 어디까지나 문헌자체에서 무엇을 읽어낼 것인가하는 엄밀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시대상황이나 배경을 역사적으로 확실히 파악하고, 주변의 사회나 사상과의 교류속에서 선의 위치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마디로 선이라고 해도, 시대나 지역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예를 들면 불립문자라고 해도, 실제로 문자의 지식을 가지지 않은 선승이 많았던 당대와, 선승이 일류의 지식인으로서 많은 시문을 남기고 있는 송대는 많이 다릅니다. 각시대의 특징을 명확히 하고, 그것에 대응한 방법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 불교연구가 선생님 자신에 어떤 의미가 있고, 불교연구에 의해 선생님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오늘날과 같이 종교적, 윤리적인 혼란속에서 불교의 역할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불교교리나 불교교단을 답습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참된 불교의 정신이 살아있다면, 불교라고 하는 형태는 없어져도 상관이 없습니다. 폐쇄적인 교단을 위한 불교가 아니라, 불교를 기반으로 한 사상이 보다 열린 형태로 사회에 살아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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