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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학 스님의 『신라불교문학연구』

기자명 법보신문
  • 불서
  • 입력 2004.05.17 14:00
  • 댓글 0

향가문학으로 신라불교 조명

작품 속 불교정서
문학관점서 분석

사상-예술 포괄해
불교문학사 견인



신라인들은 문학(향가)과 예술(불국사)의 승화를 통하여 생전엔 행복을 추구했고 사후엔 정토왕생을 기원했다. 현세는 물론 내세에서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나는 것이 그들의 바램이자 보편적 가치관이었다.

신라인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 즉 향가의 불교문학적 연구를 통하여 신라불교의 정체성을 찾아보고자 노력한 책이 김운학(金雲學, 1934-1981) 스님의 『신라불교문학연구』이다. 이 책의 저자는 기존의 국문학자들의 관점(문학적 해석)과는 상당히 다른 입장에서 향가를 연구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향가가 대부분 불교사상과 정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다분히 불교적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저자는 현직 승려로서, 문학평론가로서, 불교학자의 입장에서 신라 향가를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학자들이 향가 자체보다는 싯귀의 주석적인 연구에 치중한데 비해 저자는 그 내용의 문학적 가치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무엇보다도 향가연구의 기원을 개척한 일본의 오쿠라 진페이(小倉進平)으로 부터 근대 양주동 선생의 『고가연구』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자들의 연구와 해석, 학설에 대하여 하나하나 철저히 재 고증 검토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향가가 탄생하기 이전의 사상적(화랑도, 정토, 밀교사상) 배경과 예술적(불국사 석굴암 불상 등), 인간적(원효, 의상, 혜초) 배경, 그리고 향가의 의의(意義)와 불교적 성격, 향가에 나타난 불교사상 등 향가를 둘러 싼 여러 가지 불교적 영향에 대하여 포괄적으로 고찰하고 있는데, 이것은 기존의 단순한 문학적 해석을 뛰어넘어 한국불교문학사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보자는 데 그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가 이 책을 쓴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작금의 한국불교에 대한 비판과 대안이다.
“필자는 일찍이 승려의 신분으로 한국문단의 한 사람이 되어 한국불교문학의 개척을 절감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만으로 신라불교문학을 쓰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한국불교문학의 사관(史觀)을 확립하기 위하여, 또한 한국불교문학사의 훌륭한 문학성과 신라불교 그 자체에 대하여 매력이 있었다.

오늘날 한국불교는 계통을 잃고 대중성을 잃고 있다. 그리하여 사회의 경망(敬望)을 잃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역사적 구심점을 찾아내어 내일의 방향을 찾기 위하여 신라불교의 재현을 모색해 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신라불교는 사회와 대중을 위한 것이고 문학과 예술도 그 방편과 결과로서 나타난 것이었다.”

저자는 불교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대중성과 사회성이 강했던 신라불교에서 답답한 자신의 마음을 찾아보고자 했던 것이다.

김운학스님은 불교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이다. 조선대학을 중퇴하고 1954년 나주 다보사로 출가했다. 1956년 탄허스님이 개설한 오대산 월정사 수도원에서 3년 간 수학하면서 구체적으로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1957년 『현대문학』에 「공자의 문학관」을 발표, 현직 승려로서는 최초로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고려대 국문과(1964)와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를 졸업(1966)한 뒤 일본 고마자와 대학에 유학, 문학박사학위(1973)를 받고 귀국, 동국대 교수가 되었다. 『불교문학의 이론』, 『삼매의 언어』 외에도 불교와 문학을 중심으로 많은 글을 발표했다. 특히 평론 및 수필집인 『삼매의 언어』는 현대불교문학에 대한 그의 애정과 인간적 고독이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1981년 48세의 일기로 작고했다. 46판 반양장, 440쪽, 1976년, 현암사.

윤창화 〈민족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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