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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인경 교수 개인전

기자명 채한기

5월 19일 모란 갤러리



조각가 김인경 교수(조선대)가 5월 19일 종로구 관훈동 모란갤러리에서 ‘寂默旅路 2004·KARMA'주제의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바로 ‘가방’이다. 얼핏보면 단순한 배낭가방이나 나룻배 모양가방이다. 그러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그 작품을 들여다보면 텅 빈 가방 속에 무한한 선적사유가 배어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한걸음 나아가 가방이 놓인 공간과 가방과 가방 사이의 공간까지도 음미해 본다면 그 가치를 확연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나희덕 시인(조선대 교수)은 “그의 작품들은 어떤 공간 속에 놓여져 있다기보다는 스스로 공간을 품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임시로 꾸려진 존재의 거처라는 의미에서 가방은 가방(假房)일 것”이라고 확언한다. 우연과 임의성에 의존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일정한 질서와 인과관계를 내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각 부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매듭과 고리들이 대칭과 반복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는 것은 질서의 반영이다. 따라서 김 교수의 작품에는 인과와 윤회를 내포하고 있다.

서로 다른 평면이 박음질되어 생겨난 이 침묵의 공간은 몇 가지 주제로 나타나고 있다. 수많은 실이 중심축을 향해 모여드는 원형은 윤회의 둥근 수레바퀴를 연상시킨다. 군용담요와 사각의 틀 속에 일렬로 배열된 매듭과 막대기들은 제도 속의 군상을 연상시킨다. 흰 천에 감싸인 나룻배 모양의 가방은 갠지즈강에 띄워 보내는 광경을 떠올리게 한다.
나 시인은 “김인경의 작품은 논리적인 동시에 종교적이며. 현대적인 동시에 원시적인 느낌을 자아낸다”며 “아마도 포스트모던한 사유와 선적(禪的) 사유를 결합시키려는 정신의 발현일 것”이라고 말했다.

적묵(寂默). 조용하게 물러나서 혼자사는 것도 적묵이요, 번뇌가 가라앉는 것 또한 적묵이다.
적묵하기 위해, 또는 적묵의 마음으로 배낭과 배를 타고 가는 긴 나그네 길이 연상된다.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은 김교수와 도반이 되어 적묵의 길을 떠나는 것이다. 전시회는 25일까지. 02)737-0057

한편 이 전시회는 서울 전시회에 이어 5월 27일부터 6월 2일까지 광주 무등갤러리에서 2차 전시회를 갖는다. 062)236-2520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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