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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 없는 수행 ‘위험’…경전 공부 선행돼야

기자명 김형규
  • 교계
  • 입력 2004.05.24 14:00
  • 댓글 0


<사진설명>서울의 한 마음수련원. 제3수행으로 알려져 있지만 불교의 근본 가르침과 배치된다는 주장이 많다.

수행 붐이다. 산 속 깊은 곳에서 수행에만 전념하던 선지식들이 도심의 사찰에 내려와 불자들을 대상으로 사자후를 토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수행은 관심을 넘어 이제 보편화 단계를 걷고 있고, 최근 웰빙 문화의 확산으로 위세를 더하고 있다. 따라서 수행을 통한 포교, 즉 수행 포교는 교계에서 새로운 포교 방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수행 포교의 확산에 대해 반기는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포교의 명목으로 다양한 형태의 수행법들이 교계에 무분별하게 유입되면서 수행의 근본 목적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간편한 수행법과 속성 깨달음 등 불교적 모습을 차용한 유사 수행법에 의한 피해도 꾸준히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2월 『불자 수행프로그램 현황 조사 보고서』를 펴낸 조계종 포교원 연구실장 진명 스님은 “교계에는 사람들의 눈 높이에 맞춘 다양한 수행법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이들 수행법이 포교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그러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수행법은 불교의 근본 가르침에서 벗어날 위험성이 내포돼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간편한 수행법과 속성 깨달음 등 불교적 모습을 띤 유사 수행법에 의한 피해다. 깊이는 낮지만 단기간의 효과가 크다보니 사람들이 반짝 결과에 고무되기 쉽다. 그러나 효과가 지속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내 실망, 다른 수행법을 전전하는 수행 쇼핑 중독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아봐타, 몇 주면 최고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마음수련원, 쉽게 마음의 밑바닥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동사섭에서 하루만에 견성 할 수 있다는 참나 체험, 여기에 초월명상(TM) 등 다양한 형태의 제3수행법이 포교란 이름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어디까지 허용해야 될지 기준이 없어 혼란을 겪고 있다.

봉인사 주지 적경 스님은 이런 우려에 대해 “수행 방법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방법은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고 차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행법을 가르치기 전 반드시 경전 공부를 통해 불교의 깨달음에 대한 이해와 목표의식을 정확히 심어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안국선원의 한 관계자도 “수행에 관심을 갖고 온 사람이라하더라도 바로 수행법을 가르치기보다는 먼저 경전 공부부터 선행시켜야 한다”며 “그래야 수행이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교연구실장 진명 스님은 “무분별한 수행법의 유입을 막기 위해 종단 차원에서 기준점을 제시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나누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행법에 대한 체계화, 전문가 배출, 현대적 응용 방법 개발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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