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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기자명 법보신문
신 규 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





얼마 전 법보신문사, 실천승가회, 불교와 문화의 세 단체가 주체가 되어 종단의 청정성과 종단의 자정능력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었고, 그에 대한 결과를 법보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종단의 청정성에 대해 긍정적인 편이라고 답한 사람은 20%를 밑돌고 부정적 이라고 답한 사람은 30%를 약간 웃돌고 있다. 그리고 약 50% 정도는 보통이라고 답을 했다. 한편 종단의 자정능력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27% 정도이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25%정도이고 나머지 48% 정도는 보통이라고 답을 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크게 두 가지 입장에서 평가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지금의 사태가 걱정이라는 평가이고, 하나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필자는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하는 입장에 서 있다.

이런 입장에서 앞으로 더 좋아지기 위해서는 스님들이 해야 할 몫이 있는가 하면 신도들이 해야 할 몫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님들의 문제는 스님들이 알아서 해야 할 문제이고, 여기에서는 신도들의 몫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신도들이 스님들과 친해지다 보면 자신들의 입장에서 스님에게 여러 가지 대접을 한다. 예를 들면 수행하시느라 먹을 것도 못 먹고 고생하신다고 생각하여 사가로 모셔 육류를 대접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또는 세속에서의 절친한 친구가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을 경우 반가운 사이에는 술을 대접하기도 한다. 승려들의 청정성 훼손에는 적잖은 부분은 신도들에게 책임이 있다. 그렇게 인간적인 이해에서 나온 대접이면 자신이나 알고 말지 이리저리 떠벌려서 자신을 손상시키고 남들의 신심을 떨어뜨려 결국은 승단에 대한 신뢰감만 떨어뜨린다. 그리고 불교적으로 말해 청정하다는 말뜻이 무엇인가? 마음이 청정해야지 계율의 자구(字句)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세속의 신도들과 출가 스님들은 같은 공간에 같은 시간에 한 세상을 살지만 서로 다른 길을 가는 삶이다.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이 접점이 되어 거기에서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도들이 주축이 되어 자기 절 주지스님 환갑을 차려 드린다는 둥, 결혼을 금하지는 않는 종단에 속한 스님의 자녀들 결혼식에 신도에서 부조를 한다는 둥, 다 부질없는 노릇이다. 옛 법에도 없는 이상한 풍토를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스님은 신앙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불도로 나를 이끌어주시는 지도자이시다. 물론 불교에서 3보 중의 하나로 부처님과 스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꼽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불교교단을 이루는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정도가 지나쳐 초인적인 대상으로 신격화하여 받들어 모시는 경우가 있다. 스님 쪽에서 그것을 원했을 리는 없지만 인간이란 습관에 젖어들기 쉬운 존재로서 어느덧 그것이 습이 되어 잘못된 아상에 빠지기 쉽다.

그리고 종단의 자정능력에 대해서 적잖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그러나 염려할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70년대 80년대에 비하여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우선 조계종만 해도 내부적으로야 잔잔한 일이야 있겠지만 대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불교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변화란 세월 속에서 점진적으로 되는 것이지 한 순간의 혁명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태고종 진각종 천태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 한 예로 천태종의 경우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인정한 대학교를 세워 지도자를 양성하는 발판을 마련했고, 진각종의 경우는 일찍이 위덕대학교 등을 설립하여 그런 일을 해왔다. 다만 태고종이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가까운 장래에는 뿌리 깊은 종단의 본 모습을 찾을 것이다.

anand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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