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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미국 UCLA대 로버트 버스웰 교수

기자명 법보신문

송광사서 출가 수행 한국불교 세계 학계로 견인

중→한→일 전래설 넘어 상호 연관성 주목

위경 연구 본격화로 한국불교 특징 부각



로버트 버스웰 교수의 가장 큰 학문적 공헌은 서양학계에 한국불교를 소개하고 그 학문적 위상을 정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선불교를 한국에 고립 지어 단편적으로 보아왔던 경향에서 일탈한 그의 첫 번째 저서『The Korean Approach to Zen』는 동아시아의 큰 맥락에서 선불교를 이해했고 한국불교가 동아시아에서 가지는 위치를 다루었다. 이는 영어로는 최초로 한국불교의 사상과 수행에 초점을 맞춘 저서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그는 한국불교 전체를 개괄적으로 보여주었고, 지눌의 삶과 사상을 심도 있게 다루었다. 또한 『수심결』,『진심직설』,『법집결행록』,『간화결의론』등 지눌의 저서를 총망라해 완벽한 주석을 곁들여 수승한 번역을 해냄으로써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불교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이 같은 작업은 중국불교와 산스크리트어에 대한 거시적 이해가 밑바탕이 됐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많은 일본, 중국불교학자들과의 공동작업을 했고 이를 통해 명실상부 한국불교학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게 했다.

『금강삼매경』과 원효의 사상을 다룬 『The Formation of Chan Idelogy in China and Korea』에서는 동아시아 정황에서 이 경전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통해 위서로 쓰여진 출처, 동기, 그리고 경위를 추적했다. 버스웰 교수는 이 저서에서 『금강삼매경』이 위서 임을 밝히고 그것도 한국에서 쓰여진 것으로 논거해 학계에 신선한 자극을 제공했다.

미즈노 코겐과 발터 라이벤탈(Walter Liebenthal) 등이 중국 위서설을 주장해 왔으나 버스웰은 이를 번복하였다. 그는 이 경전이 초기 선불교 유입 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선사상을 당시 신라인에게 전하고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쓰여진 것이라 주장했다.

685년경 중국 선불교 4대 조사인 도신문하에서 공부했고 선불교를 한국에 전한 법낭이라는 가설을 설정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의 초기 선불교 형성을 다루며 선불교의 교학적 근거를 밝혔고, 초기 중국 선불교 형성에 있어 한국 승려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이 연구에서 동아시아의 불교 형성에서 기존의 학설인 불교가 중국에서 한국 그리고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단선적 전래설을 깨고 상호 영향을 주었다는 면을 다시 부각시켰다.

그러므로 연구도 국가적 경계에서 고립된 연구경향에서 일탈하여 동아시아의 관계적 맥락에서 행해야 된다는 새로운 방법론도 제시했다. 선불교의 교학적 근거는 『금강삼매경』과 또 다른 위서로 알려진 『대승기신론』에서 보여주듯 존재론적 기초로서의 여래장 사상이며 이 여래장사상의 수증론적 발전이 선불교의 근거가 되었음도 보여 주었다.

그의 또 다른 성과는 그동안 동아시아불교에 있어 위경의 위치에 대한 새로운 조명과 중요성의 인식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여 기존의 사상과의 습합 과정에서 등장하는 위서가 인도불교와 대별하여 중국이나 한국불교의 특징과 성립을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단서를 제공한다는 인식에의 변화이다. 그러므로 그는 불교의 중국화 내지 한국화의 큰 특징으로서 위경 연구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위경에 대한 그의 관심은 다시『Chinese Buddhist Apocrypha』로 결실을 본다. 동아시아불교의 특징을 가장 여실히 드러내는 이 위서는 바로 그 지역적 변화를 촉발시킨 매체이기도 함을 보여주었다.

버스웰 교수의 원효에 대한 연구는 그의 현재 프로젝트인 Cultivating Original Enlightenment: Wonhyos Kumgang sammaegyong non (Exposition of the Vajrasamadhi-Sutra)과 Arouse Your Mind and Practice: Wonhyos Pure Land, Preceptive, and Didactic Text로 다시 결실을 보고 있다. 이는 원효의 저서 전체를 번역, 소개하는『Collected Works of Wonhyo』시리즈의 2번째 와 5번째의 저서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그는 명실상부하게 지눌과 원효 연구의 대가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The Zen Monastic Experience』은 그가 송광사에서 승려생활을 바탕으로 사원에서 승려의 일상 삶에 대한 연구이다. 이는 개인적인 회상기가 아니라 승려생활 중 내부에서 본 선수행의 모습을 학문적 시각과 깊이로 다루었던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교외별전, 이심전심의 즉자적이고 탈속적인 서구인이 갖고 있는 선의 이미지를 파괴하고 실제로 선수행인이 일상의 삶에서 무엇을 느끼게 하는가를 보여줬다. 즉 그들의 선전통과 실제 신행 형태를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버스웰 교수의 제자인 김종명 교수에 의해 ‘파란눈 스님의 선 수행’ 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어 한국에서 출간되기도 했다.

최근의 출판물은 2권의 총1000 페이지에 달하는 『Encyclopedia of Buddhism』이다. 250여명의 학자들이 기고하여 450 항목을 다룬 가장 포괄적인 불교 백과사전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서 총 편집을 맡아 이 대규모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학자적, 경영적 능력을 발휘했다.

아미달마에서 중국의 종밀까지, 중국, 중앙아시아, 한국, 일본, 인도, 네팔, 티베트, 동남 아시아 등에서 신행되고 있는 불교의 다양한 모습, 즉 경전, 미술, 교리, 민간신앙, 성지순례, 경제, 교육, 정치와 불교, 근대화와 불교, 제국주의와 불교, 참여불교 등이 실려있다. 이 백과사전은 또한 가장 늦게 시작해 가장 빨리 완성한 것으로 것으로도 유명세를 더했고 이 성과를 계기로 여러 출판사들의 요구가 쇄도해 이미 3개 정도의 참고서의 간행을 맡았다고 한다.

중국 선불교에 대한 그의 연구는 육조 혜능 이전의 조사선, 종밀의 하택종, 대혜, 고봉등의 간화선 연구에 공헌을 했다. 그는 이밖에도 화엄학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스웰 교수가 한국불교를 통해 선수행과 학문적 성과를 이루었다면 한국불교는 그로 인해 세계 속의 불교가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리조나주립대 종교학과 조교수 박포리 Pori.Park@as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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