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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간행 『한국불교찬술문헌총록』

기자명 법보신문
  • 불서
  • 입력 2004.06.21 16:00
  • 댓글 0

한국불서의 백과사전

900여 종에 달하는 불교문헌 집대성

해제-소장처-저자
기초 연구자료 제공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온 이후 1500여년 동안 수많은 고승이 배출되었다. 그 중에는 원효나 의상, 보조, 일연처럼 동아시아 불교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고승이 있는가 하면, 한두 줄에 그친 고승도 있고, 아예 법명 두 글자가 역사서에 오르지 못한 이도 많다. 또 당대는 비록 일세(一世)를 쥐락펴락 했으나 끝내 악명만 남긴 채 영영 역사의 은막 속으로 사라져 버린 가련한 스님도 있다.

그들은 무엇을 남겼기에 역사 속에 살아 후세의 상징이 되고 있는가? 승랑은 삼론학을 발전시켰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가슴에 남게 되었고, 원효는 많은 저술을 남겼기 때문에, 원칙은 유식학을, 의상은 화엄의 「일승법계도」를, 자장은 계율을 정립했기 때문에, 의천은 속장(續藏) 때문에, 보조지눌은 「정혜결사문」 때문에, 일연은 『삼국유사』를 저술했기 때문에, 서산은 『선가규감』 때문에, 만해는 『님의 침묵』 때문에 각각 그 이름이 후세에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

고구려 승랑의 『대반열반경집해』와 신라 원효의 『대혜도경종요』, 일연의 『삼국유사』, 그리고 한말 범해각안의 『동사열전』과 서진하(震河)의 『선문재정록(禪門再正錄)』에 이르기까지 약 690여 권에 달하는 저술과 문집, 기타 언해본과 의식집(儀式集) 등 총 900여 종에 달하는 문헌을 모두 조사하여 새롭게 의의(意義)를 부여하고 또 자세한 서지적 해제와 잔존(殘存) 여부, 소장처, 저자에 대한 간략한 전기(傳記) 등을 정리하여 연구자들에게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한 책이 『한국불교찬술문헌총록』(1976년)이다.

이 책의 가치는 무엇보다도 고려시대 의천의 『신편제종교장총록』 이후 한국불교문헌목록으로서는 처음이라는 것이다. 물론 기타 일반 문헌목록에 우리나라 불교인들의 저술이 올라가 있기는 하지만 너무 간단해서 다시 고증하지 않고는 그대로 활용할 수가 없었다. 또 이 목록 속엔 우리가 미처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사지(寺誌)나 사적문, 비명(碑銘) 기문(記文), 서(序), 발문(跋文) 등 한 장에 불과한 편린까지 모두 조사 수록하여 잔존 여부를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문헌을 좀더 자세히 분류해 본다면 저술과 문집에 있어서는 신라시대가 360여 종, 고려시대가 130여 종, 조선시대가 200여 종으로 신라가 월등했고, 저자와 편자의 분포도는 신라가 48인, 고려가 45인, 조선이 84인으로 조선이 많았다.

신라시대 불교저술은 대부분 교학과 사상 부분으로서 양과 질적인 면에서 단연 압도적이었다. 또 독창성도 돋보였는데 물론 시대적으로 초기에 속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열심히 공부한 훌륭한 고승들이 많았다. 고려시대는 대장경을 제외한다면 화려했던 배경과는 달리 저술활동이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승려들이 너무 정치적인데 신경을 쓰다보니 공부할 생각들이 없었다고 보여진다. 조선시대에는 억불이라는 시대적 불운 속에서도 양호한 편이었다. 창작보다는 개인 문집이 많았다. 이것은 아마 개인 문집이 유행했던 일반의 영향을 받아서일 것이다.

이렇게 많은 저술 가운데 상당량이 풍한(風寒)과 장구한 세월을 견디지 못한 채 사라졌고, 현재 일부라도 남아 있는 것은 약 300여종 정도이다. 그 중에서도 학문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책은 100여종 정도에 불과하다.

역사를 조망해 볼 때 한 권의 저술도 없이 그 이름이 후대에까지 전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깨달음 역시 그 세계를 책을 통하여 남겨놓지 못한다면 그것은 혼자서나 애지중지해할 깨달음이요 가치관이다. 신국판 양장 470쪽. 1976,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윤창화 〈민족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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