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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절집의 ‘동거 이야기’

기자명 법보신문
  • 불서
  • 입력 2004.07.05 13:00
  • 댓글 0
『절집나무』
고규홍 글·김성철 사진 / 들녘


우리나라 전통 사찰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의 속내에 감춰진 이야기를 알알이 들춰낸 책이 나왔다. 그동안 사찰의 건축물이나 역사에 관한 책은 많았지만 나무를 주제로 한 책이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지방기념물급 나무들의 보고서인 『이 땅의 큰 나무』의 고규홍·김성철 씨가 다시 호흡을 맞춰 펴냈다. 두 사람은 절집의 나무들을 한 해 동안 일일이 답사한 후 천년고찰 33곳의 나무들을 찾아내 계절에 맞춰 사진 촬영을 했다. 절집의 건축물과 함께 어우러져 자라는 나무들에 초점을 맞춰 사찰의 역사와 나무의 전설과 생태 등을 종합적으로 풀어냈다.

조정의 은행 공출을 피하려고 스님들이 기도를 올려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꿨다는 강화도 전등사의 은행나무 이야기. 화순 쌍봉사에 화재가 났을 때 극락전 앞에서 온 몸으로 화마를 물리친 두 은행나무, 건강을 위해 해마다 막걸리 열두 말을 마신다는 청도 운문사의 처진소나무 일화는 이 책이 소개하는 흥미로운 이야기 중 시작에 불과하다.

휘어지고 비틀린 나무를 그대로 이용해 누각을 지은 서산 개심사는 자연과 절집의 절묘한 조화를 단번에 보여준다. 북쪽에서 자라는 나무는 북쪽 기둥으로 쓰고 남쪽에서 자라는 나무는 남쪽 기둥으로 쓸 정도로 우리 절집은 자연의 생태를 최대한 존중해 온 것이다.
지은이들이 이 책을 위해 답사에 보낸 여정은 대략 12만 킬로가 넘고 170여 곳의 절집을 찾아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삼척 천은사, 괴산 각연사, 구미 수다사 등 사람의 발길이 잦지 않은 절집을 찾아낸 점은 이 책이 지닌 또 다른 성과라 할 수 있다.

<사진설명>천안 광덕사를 품고 있는 듯한 느티나무.

맛깔스런 글과 함께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사진은 당장이라도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게 한다. 이런 마음을 알아서인지 절집과 나무에 대한 소개가 끝날 때 마다 그곳에 가는 방법도 알려주는 팁도 제공하고 있어 주말 여행길 배낭에 담아도 무겁지 않다.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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