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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평화회의는 이명박 대변인?

기자명 남수연
  • 교계
  • 입력 2004.07.19 13:00
  • 댓글 0

눈총 받는 KCRP 행보

7대종교 수장의 모임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이하 KCRP)가 ‘이명박 대변인’ 역할을 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KCRP 대표회장인 백도웅 목사가 ‘이명박 발언 사태’를 안건으로 7월 12일 긴급 회장단회의를 소집, 회의석상에 예정에 없던 이명박 시장을 동석시켜 사실상 비공식적인 사과 자리가 급조됐다.

이후 14일에는 KCRP 사무총장이 사과문을 갖고 직접 총무원을 방문해 문안을 수정 하는 등 서울시 측이나 시장이 해야 할 일까지 대신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KCRP 변진흥 사무총장은 “종교계가 요구하는 수위가 사과문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중간 조율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무엇보다도 KCRP의 행보가 ‘이명박 구하기’로 의심받는 가장 큰 이유는 종교 수장들이 이 시장의 사과를 수용했다는 내용을 보도자료 배포 때문이다. 12일 회의에서 종교 수장들은 “이 시장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음에도 KCRP 사무처는 이 시장의 사과문이 발표되기도 전에 사과를 받아들이는 보도 자료를 배포하는 신속함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시장의 사과문은 종교계 수장들이 인정한 공식 사과문으로 인정받은 셈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목사가 기독교 교인을 돕기 위해 나선 것 아니냐”는 교계의 곱지 않은 시선이 커지고 있다. 7월 15일 열린 범불교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손안식 중앙신도회 부회장은 “사과 의사를 표시하는 보도자료는 시장 측에서 나와야 하는데, KCRP가 이 시장의 사과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먼저 배포함으로써 마치 시장 대변인 역할을 한 듯한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진관 회장 역시 “KCRP 총무인 백도웅 목사가 종교단체 수장과 이 시장의 만남을 재빨리 주선함으로써 이번 사태를 적당히 수습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KCRP 측에 이날의 자세한 경위에 대해 공식 질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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