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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흔들기 해도 너무한다”

기자명 김형규
  • 교계
  • 입력 2004.08.02 15:00
  • 댓글 0

법장 스님, 본사주지회의에서 불편 심기 표출

“최근 중앙종회 내의 일부 모임들에서 종단 집행부를 상대로 근거가 없거나 대단히 자의적인 성명서를 언론에 유포하여 불자들과 일반국민들 사이에 교계와 종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정파 이익을 위해 여론을 조성하고 (이를 밖으로)유포하는 것은 승가본연에 비추어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사진〉은 지난 7월 19일 종단내 최근 상황에 대해 심경의 일단을 피력했다. 말은 완곡했지만 표정은 비감했다. 교구본사주지회의 자리에서 최근의 성명서 발표와 특정 언론을 통해 자신을 공격하고 있는 종회 내 일부 계파 모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공개적인 언급을 삼갔던 그동안의 행보에 비춰 법장 스님의 이날 발언은 이례적이다. 이날 법장 스님은 회의자료집에 미리 첨부한 ‘2004년 6월 일부 종회모임의 대종단 성명 등에 대하여’란 제목의 자료를 통해 멸빈자 사면, 직영사찰 관리, 봉은사 주지 문제 등 일부 계파에서 성명서 등을 동원해 비판했던 내용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특히 “전임 총무원장 때는 총무원 직영사찰에 대해 한마디도 문제 제기를 않던 사람들이 유독 나에게만 시비를 걸고 있다”며 감정을 삭이지 못하기도 했다. 전임 총무원장 시절 각기 여당 역할을 자임했던 이들 계파의 도덕성을 작심한 듯 공격한 것이다. 최근 총무원과 자신을 흔들려는 의도가 도를 넘어 위험 수위를 향해 치닫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사실 법장 스님은 현재 각종 소송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취임 직후 제기된 총무원장 당선 무효소송을 비롯해, 범어사 주지 선출을 둘러싼 소송, 범어사 말사 선암사의 사찰재산처분금 145억 원을 둘러싼 다툼 등이 그것이다. 고의로 사직당국에 제소를 일으키는 자’는 멸빈에 처한다는 조항이 종헌종법에 규정돼 있지만 유명무실한 상태다. 징계를 처리해야할 호계원이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암사측 관련자들에 대한 재심호계원의 심리가 2차례나 연기되는 동안 선암사측은 83억 원의 사찰재산처분금으로 건물을 매입한 데 이어 용역회사를 동원해 절을 지키는 등 딱히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금강회는 자기 계파 소속인 지홍 스님이 조계사 재산관리인에서 해임되자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고, 보림회는 수덕사 소속 특정 스님이 봉은사 주지로 가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내며 법장 스님을 공격했다. 그러나 이들 계파는 종단을 향한 소송과 삼보 정재 유출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이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재심 계류자의 변호에 나서는가 하면 특정계파 성향의 한 재심호계위원은 심리 시각에 맞춰 환경 관련 기자회견을 갖는 등 노골적으로 원장 힘 빼기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한 일간지가 국민적 관심 사항도 아닌 조계종 내 종단정치 지형을 시리즈로 연재하는 것 또한 총무원장을 공격하기 위한 특정계파의 입김이라는 의혹도 있다.

물론 총무원장 흔들기는 결국 법장 스님의 정치력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종책은 사라지고 계파의 이익에 안주해 파벌싸움만이 난무하는 현실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위계는 사라지고 정치적 이해로 점철된 것이 오늘날 조계종의 모습이라는 자조섞인 탄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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