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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수행을 위한 선택

기자명 법보신문
지 산 스님
남양주 봉인사 선원장



삶이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선택한 사람이 져야 한다. 우리는 한치 앞의 상황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매 순간 우리 삶의 방향을 선택해야 하고, 그래서 항상 불안한 지도 모른다. 길을 의미하는 한자 도(道)는 궁극적 목적지인 진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도를 깨달았다”든가 “도인이 되었다”고 할 때 그 도(道)는 진리를 의미한다. 이는 곧 우리 인생에서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가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좌우하는 관건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이란 행복을 향해 가는 길이다. 그런데 행복이라는 목표는 하나지만 행복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행복을 향해 가는 수없이 많은 길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감각적 행복을 추구한다. 눈으로 좋은 대상을 보고 싶어 하고, 귀로 좋은 소리를 들으려 하고, 코로 좋은 향기를 맡으려 한다. 하지만 이러한 감각적 만족은 인간에게 결코 진정한 행복을 주지 못한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무상하고 실체가 없으며 너무도 부서지기 쉽기 때문이다. 무상한 행복의 한계를 절감한 사람들은 결국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게 되고 그래서 종교에 귀의하거나 이런저런 수행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역시 선택은 쉽지 않다. 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종교가 있고 수없이 많은 수행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는 가히 수행방법의 홍수 시대이다. 기존에 불교계에서 제시해 왔던 수행법이외에도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 등 다른 종교의 수행법, 종교를 표방하지 않고 여러 가지 심리적 기법을 이용한 이런저런 수행법들과 이와 관련된 책들도 많다. 수행 단체도 많고, 도를 성취했다는 소위 도인들도 많다.

사이비(似而非)라는 한자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사이비-비슷하지만 아니다-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것은 비슷하다는 점이다. 여기서도 깨달음을 이야기하고 저기서도 도를 논하며, 가장 빠른 길이라는 둥, 가장 쉬운 길이라는 둥, 이 시대에 맞는 최상의 방법이라는 둥…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하면 모든 생명체의 진정한 그리고 영원한 행복은 오직 열반의 체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리고 이 열반에 도달하는 가장 확실한 그리고 유일한 길은 팔정도다.
부처님께서 쿠시나가르의 사라쌍수 아래에서 반열반에 드시기 직전 수바다라는 수행자가 부처님을 찾아와서, 이 세상에는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고 주장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 중 어떤 사람이 진짜이고 어떤 사람이 사이비인지를 묻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오 수바다여, 그들이 진리를 깨달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혼란스러워하지 마라. 어떠한 가르침이든 그 안에 팔정도가 없으면 진정한 깨달음은 있을 수 없다. 팔정도가 있어야만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 등의 깨달음의 성취가 가능하다. 내 나이 스물아홉에 진리를 찾아 출가해서 오십년이 지났는데 이 교단 밖에서 내가 깨달은 바와 일치해서 행동하는 수행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시공을 초월하는 진리라고 볼 때 이 말씀은 지금 이 곳, 이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되리라고 본다. 이 어둡고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궁극적인, 영원한 행복으로 인도하는 팔정도의 가르침은 진정 어둠 속의 등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팔정도 즉, 여덟 가지 올바른 길의 낱낱의 정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걸까?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불제자로서 다시 한번 진지하고 세밀하게 검토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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