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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무엇이 업인가?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09.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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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따라 작용하는 자연 법칙

업(카르마)은 우리들의 행동에 따라 작용하는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법칙이다. 업은 자체적인 법칙이며 이 법칙과 관련하여 영향을 미칠 어떠한 주재자도 갖지 않는다. 업은 어떤 외적, 독립적, 또는 외적 주재자의 간섭 없이 오직 스스로의 영역에서만 작동한다.

업을 알기 쉽게 간단히 표현하자면 “선을 행하면 지금, 또는 나중에 선업을 받고 악을 행하면 지금 또는 나중에 악업을 받는 것”이다. 수확과 관련된 말로 업을 설명하자면, “선의 씨앗을 심으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고, 악의 씨앗을 심으면 반드시 나쁜 결과를 얻는다”이다.

과학적 측면에서 업을 살펴본다면 업은 원인과 결과의 필연적 상관관계, 즉 인과의 법칙에 해당한다. 모든 원인은 반드시 일정한 결과를 낳고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도덕적 인과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도덕 분야에서의 인과의 법칙은 물리학 분야에서의 인과의 법칙과 많은 면에서 거의 다를 게 없다.

초기 불교에서는 업이, 모든 선과 악의 주체는 마음이라는 형식으로 설명되고 있다. 만일 누군가 착한 또는 악한 마음으로 행동하고 말한다면 행복이나 불행은, 마치 마차가 수소에 끌려가는 것처럼, 자신의 그림자가 자신을 떠나지 않는 것처럼, 그 행동에 따라 그대로 따라오게 될 것이다.

업이란 보기에 따라서는 단순한 움직임이다. 살아있는 유기체 안에서 업은 마치 본능적 성향이나 의식과 같은, 다르게 이름 지어진 일종의 힘이나 물리력이다. 이 타고난 버릇(성향)들은 모든 의식이 움직임을 갖도록 시킨다. 그는 정신적으로 또는 육체적으로 움직인다. 그의 움직임은 행동이다. 행동의 반복은 버릇이고, 버릇은 그의 개성이 된다. 불교에서는 이런 과정들을 업이라고 부른다.

궁극적인 감각 안에서 업은 선과 악, 정신적 행동이나 의지를 모두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붓다는 “업은 의지의 작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업은 실체일 뿐만이 아니라 과정이나 행동, 에너지와 힘이기도 하다. 종종 업은 ‘행동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의 힘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생명의 고통스럽거나 삶이 행복한 것은 모두가 그 스스로 행한 행위, 말과 생각, 반응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불교도들은 업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어떤 초자연적 기도에 의지하려 하지 않는다. 붓다에 따르면 업은 숙명적이지 않으며 어떤 신비로움이나 알려지지 않는 힘과 능력에 좌우되지도 않는다. 불교도들은 수확을 얻고자 한다면 씨를 심어야 한다는,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그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무엇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삶이 그가 행한 것과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업, 즉 어떤 원인이 있다고 해서 그 결과가 완전하게 예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붓다는 만일 모든 것이 다 예정된 것이라면 거기엔 자유의지도 없고 도덕적 정신적 삶도 존재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모든 것이 예정된 것이라면 지나간 과거에 의해 삶이 결정되는 시간의 노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붓다는 이와 반대의 경우, 즉 모든 것이 예정되지 않은 것이라면 거기엔 도덕적, 정신적 성장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 것임도 아울러 지적했다. 이처럼 붓다는 엄격한 예정주의도 또 그 반대의 경우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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