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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 ‘나는 누구인가’

기자명 법보신문

당신이 알고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 맞습니까

우리 인생의 가장 근원적인 물음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것이다. 그것만이 모든 수행자의, 아니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물음이고, 그것을 찾는 것이 우리 모두의 본업이다. 왜 그러한가. 간단하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 물음에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이가 있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스로 ‘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안다고 여기는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나에 대한 남들의 평가를 ‘나’라고 착각하는 것에 불과하다. 남들이 ‘너 참 똑똑하다’ 하니까 스스로 ‘똑똑하다’는 편견을 자신과 동일시 하게 된다. 그렇게 남들의 시선에 의존해 내가 만들어 진다. 내 스스로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의 시선과 평가에 의해서 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남들의 말 한마디에 크게 휘둘린다. 남들이 나에게 욕을 하고, 능력없다고 하면 스스로 못난 사람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이게 얼마나 어리석고 황당한 일인가. 그런데 더욱 당황스런 일이 하나 더 있다. 그렇게 나를 판단하고 결정지어 왔던 바로 그 ‘남’들도 여전히 스스로를 모른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려 줄 수 있겠는가.
어리석은 사람들의 어리석은 판단과 견해에 휘둘려 나도 함께 더욱더 어리석어지는 일들이 이렇게 우리 삶 속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려면 우리 스스로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내리지 않는 이상 언제까지고 남들의 판단과 견해에 휘둘려 울고 웃으며, 즐거움과 괴로움 속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이뭣고’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화두(話頭)다. 이 화두를 깨지 못하는 이상 우리는 절대로 자유로워질 수 없고, 주변 사람이며 경계에 휘둘려 자기 중심을 세우지 못하게 될 것이다.
부처님이야말로 다른 사람의 말이나 평가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휘둘리지 않는다. 남들이 아무리 부처님을 보고 잘했다느니 잘못했다느니, 깨달았다느니 깨닫지 못했다느니 하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다. 부처님은 스스로가 누구인지 환하게 깨쳐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인지 벌써 훤히 알고 있다면 더 이상 내가 누구인지 남들을 통해 알아낼 것도 없고, 그런 남들의 어리석은 판단 분별에 놀아날 것도 없다.
우리도 부처님처럼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그 답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내 안에서 나온다. 어떻게 나오는가? 자꾸 묻고 또 묻고 우리 안을 향해 자꾸만 물음을 던졌을 때 해답은 찾을 수 있다.
문 밖의 손님이 주인을 만나려면 문을 두드려야 하듯, 내 안의 주인공을 만나고자 한다면 자꾸만 내 안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에게 자꾸 물을 수 있어야 한다. 큰 의심으로 묻고 또 물으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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