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난과 참된 행복

기자명 법보신문
가난을 선택할 수 있는가
선택한 가난은 지혜로움의 원천


요즈음 들어 가난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내게는 가난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충분하게 갖추어져 있는가 스스로 비추어 보는 일이 많아졌다.

선택한 가난은 무한한 지혜로움의 원천이며, 영혼의 스승이다. 가난하게 산다는 건 우리 안의 창조적이고 자주적인 본연의 능력과 지혜를 삶 속에서 마음껏 발휘하면서 산다는 말이다.

부유하고 편리하게 살면 우리는 본래의 능력을 자꾸만 잃어버리게 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그만큼 축소되며 몸과 마음의 능력도 함께 소멸되고 만다. 그렇게 부유와 편리에 길들여지고 나면 자신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영역이 퇴화되고 모든 것을 기계가 대신 해 주고, 돈에 의지하는 나약한 존재가 되고 마는 것이다.

돈이 많을수록 우리 손과 발은 할 일이 없어진다. 대신에 머릿속에 집어 넣어야 하는 것들이 늘어난다. 그러면서 정신은 혼미해지고, 몸은 더욱 편리한 삶에 길들여져 더욱 부를 추구하게 된다. 그 마음은 욕심과 집착을 부추기고 그것은 결국 모든 괴로움의 씨앗이 된다.

발로 걸을 것 차가 대신 가고, 농사 짓고, 집 짓고, 밭도 갈고 그래야 할 일들을 돈이 알아서 다 해주게 되니까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자꾸만 줄어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다 보니까 우리의 손과 발의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의 길이 딱 막혀 버린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가난했을 때 모든 것을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땅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수확을 해야 하며, 두 발로 걷고, 두 손으로 일하며 온갖 창의적인 방법으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돈이 많아져 버리면 우리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 사라진다. 어쩌면 소소한 일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는, 그러나 인간의 삶에 있어 아주 근본이 되는 그런 기본적인 의식주와 관련된 일들이 그냥 돈의 몫으로 돌아가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일을 했을 때, 흙과 가까워질 수 있고, 대자연과 바람과 구름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다. 또한 우리 몸으로써, 손발로써 늘 일을 하고 씨앗을 뿌리며 거둠으로써 몸도 건강해 지고 마음 또한 함께 건강해 질 수 있다. 스스로 일하고 스스로 거두어 먹으니 욕심이 줄어들고 마음은 이내 평온을 되찾게 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대자연의 조화에 하나가 되어 어우러지고 그 흐름과 하나되어 삶으로써 나 또한 대자연 법신의 일원으로 건강하고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참된 행복이란 그런 것이다. 편리함이 곧 행복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편하게 사는 것이 지혜롭다. 편리함은 우리 몸을 더욱 병약하게 하고 정신의 풍부성을 앗아간다.

그래서 수많은 옛 선지식이나 현자들은 가난이야말로 우리의 영혼을 일깨우는 가장 소중한 부분이라고 했다. 가난해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 질 수 있고, 온갖 번뇌며 욕심에서 벗어나 호젓하게 살 수 있다.

가난을 선택할 수 있는 그런 지혜와 용기가 과연 내게는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