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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란 무엇입니까?

기자명 법보신문

삼라만상 이치 담긴 오묘한 도리

화두(話頭)는 선을 수행할 때에 탐구하는 과제를 말합니다. 옛 선사들에게 누가 찾아가 도나 혹은 진리를 물었을 때 대답하였던 기이한 사연들이 있는데 이 대담의 화제(話題)가 되는 글, 즉 이야기 머리를 화두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옛날 덕산스님 밑에 설봉과 암두라는 두 제자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식사시간을 알리는 종을 치기 전에 덕산스님이 식사를 하려고 발우를 들고 큰방으로 갔는데, 설봉스님이 이것을 보고 “이 늙은이가 종도 치지 않았는데 어디를 가는 거야?”하고 한 마디 하였습니다. 이에 덕산스님이 고개를 숙이고 방장실로 되돌아갔습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암두스님이 “안타깝구나. 덕산스님이 마지막 말(末後句)을 몰랐구나” 하고 말하였고, 암두스님의 이 말을 전해들은 덕산스님은 암두스님을 불러서 “자네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가?”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암두 스님이 귓속말로 뭐라고 말후구를 일러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다음날부터 덕산스님의 설법이 예전과 달리 활기차고 능통하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기서 도를 탐구하는 사람들은 그때 암두스님이 뭐라고 말후구를 일러주었으며, 과연 깨달음을 얻었던 덕산스님이 말후구를 몰랐을까? 라는 화제(話題)가 생겼습니다. 이 이야기를 줄여서 덕산탁발화(德山托鉢話), 또는 암두밀계처(岩頭密計處)라는 화두가 생긴 것입니다.

선가에는 이런 화두가 수없이 많은데 대략 1200개나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화두가 많아도 그 뜻이 모두 서로 통하여 있기 때문에 이 중에서 하나를 알면 모두 알게 되어있습니다.

화두는 짧은 말속에 불교의 오묘한 도리와 우주와 자연의 이치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 화두를 알면 동시에 우주와 삼라만상의 이치도 알게 되므로 꼭 불교를 공부하는 수행자가 아니라 하여도 한번 풀어보려고 노력해볼 만합니다.

화두는 그 뜻을 알려는 마음 때문에 일체 망상을 제단하고 고요한 심성에 들어가게 하는 영약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이 영약을 복용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푹 쉬게 됩니다. 그러면 탁수가 가라앉아 맑은 물이 나타나 물밑이 들여다보이듯이 자성과 도가 드러나게 되므로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화두는 다른 말로 공안(公案)이라고도 하는데 공적인 문서를 보관하는 책상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공안은 상당히 객관적이고 우주의 근본 진리를 담고 있어야 하며, 이것을 깨달아 안 사람의 마음도 역시 부처님의 진리에 맞고 도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부합하여야 합니다.

오래된 구참이라면 드러난 뜻이 옳고 그름을 자연히 알게 되지만, 보통은 화두의 뜻을 알게 되면 반드시 선지식을 찾아보고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모르는 화두가 있으면 재삼 그것을 또 들어서 모든 화두에 대하여 조금도 의심이 없는 경지에 이르러야 화두 수행을 마친 것입니다.
무불선원 선원장
(cafe.daum.net/mubuls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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