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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병 나면 어떻게 하나요?

기자명 법보신문

좌선 즉각 중단하고 행선으로 돌려야

Q : 상기병이란 무엇입니까?

A : 간화선(看話禪)은 ‘화두가 나온 내력을 살펴본다’는 말인데 조용히 앉아 호흡을 보는 수식관에서 한발 앞으로 나아가 화두의 뜻을 살펴보는 것이므로 의심이 살아있지 않으면 관법(觀法)이지 간화선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의심이 일어나지 않는 사람은 즉시 선지식을 찾아가 의심을 얻어야 합니다.

그런데 좌선하여 마음이 어느 정도 화두에 집중되어 망상은 없어지고 화두 하나에 비로소 몰두되었을 때 불현듯 기가 위로 치솟아 머리가 아프고 눈앞이 어지러운 증세가 일어나는 마장을 만날 수 있으므로 이것이 화두선을 하는 사람이 가장 경계해야 할 상기(上氣)입니다.

좌선하여 화두를 들다가 상기가 오면 즉시 좌선을 중단하고 행선(行禪)으로 돌려야 합니다. 행선이란 일상사를 하면서 화두를 드는 방법인데 상기는 좌선에서만 오는 현상이므로 몸을 움직여주면 상기가 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행선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기가 내려가므로 다시 좌선하여 보면 괜찮아지는 수가 있습니다.

상기는 보통 체질적으로 오르지 않는 사람도 있으므로 그리 크게 걱정할 바는 아니나, 체질적으로 화기(火氣)가 많은 다열질적인 사람이나, 호흡을 조정하지 못했거나, 속효심을 내었거나, 반복해서 화두를 내걸면서 힘을 주어 내력을 쏟으면 오는 병입니다.

만약 간단한 방법으로도 상기병이 치유되지 않으면 몇 년은 푹 쉬어야 하고, 심하면 한약을 복용하여 기를 내리거나 따로 단전 호흡법을 습득하고 난 뒤에 다시 좌선에 들어가야 합니다.

화두는 마음을 쉬기 위한 방편입니다. 그러므로 화두는 어머니 품에 안겨있듯 부처님께 모든 것을 내맡기고 편안한 상태로 은근히 들되 자연스럽게 꿈을 꾸듯이 하면 절대 상기병이 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쉬지 못하고 오히려 산란심에 매여 있는 것을 한탄하여 용맹심을 낸다는 것이 속효심을 내어 내력을 쏟아 힘을 주게 되면 이 병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좌선할 때 처음에는 항상 자세와 호흡을 고르는 것을 습관 들여야 합니다. 좌선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수련하는 것이므로 자세가 바르지 않고 호흡이 고르지 않으면 오랫동안 좌선할 수 없고 좋은 효과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좌선한지 얼마간 시간이 지나 자세와 호흡이 안정되었다 싶으면 다음 단계로 화두를 탐구해 들어가면 됩니다. 그런데 이때 화두가 단전에 있어야 하는 것이 정석인데, 마음으로 배꼽 아래 단전에다 화두를 내리고 단전에 있는 화두의 뜻이 무엇인가 탐구하는 방법을 훈련해야 합니다.

우선 이렇게 기본적인 좌선 자세와 단전까지 이르는 호흡법에 충실하고 편안히 화두를 들다가 어느 날 자동으로 들리는 경지에 이르면 상기 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마음이 화두이고 화두가 곧 마음이 되면 곧 공부에 진전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무불선원 선원장
(cafe.daum.net/mubuls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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