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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아마라와티(Amaravati Buddhist Monastery)

기자명 법보신문

사부대중 어우러진 깨달음의 숲

<사진설명>아마라와티는 태국의 수행전통을 영국에 재현한 곳으로 많은 출가수행자들이 상주하고 있으며, 재가수행자들의 발길도 잇따르고 있다.[사진제공=대한불교진흥원]

영국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전원에 위치해 런던 주민들이 주말에 방문하여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오기에 딱 알맞은 거리에 있는 아마라와티 불교승원은 숲속수행자들의 전통에 걸맞는 아늑한 숲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상좌부 불교 중에서도 늘 숲속에서 명상에 들었던 부처의 삶을 그대로 본받아 숲속승가를 설립한 아잔차에게 찾아온 서양 젊은이들 중에서도 수제자가 되었던 아잔 수메도가 설립한 불교수행센터이다.

1984년 아잔 수메도가 개원

아잔차스님과 서양인 제자들의 인연은 1960년 스님이 영국, 스위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유럽지역 순방 법회를 열면서부터 시작되었고, 그가 주석했던 왓빠뽕은 12만여평의 숲속에 소박한 막사형 건물들 사이로 한적한 오솔길이 자리한 사원으로서 절제와 근면을 추구하는 아잔차 스님의 수행관과 잘 어울리는 곳이다. 아마라와티의 구조나 분위기도 왓빠뽕을 많이 닮았다고 한다.

명상과 수행, 일을 하면서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비구와 비구니들의 보금자리인 이곳은 방문객들이 와서 불교수행길의 살아있는 실례를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승원을 외부에 개방하여 재가자가 묵을 수 있는 방을 14개 정도 구비해놓고 있다. 사전연락이 없이 간 사람은 하룻밤, 예약을 하고 간 사람은 1주일까지 체류가 가능하다. 이 기간에 8계를 잘 지키고 사원 일을 잘 한 사람은 3개월 이상의 장기체류도 가능하다. 이전에 학교건물이던 이곳에는 도서관, 가족의 방, 선방, 사원, 수련원이 있다. 1990년엔 22개 건물 중 12개가 개조되었다. ‘죽음이 없는 영역’을 의미하는 아마라와티는 대탑이 있는 인도의 유명한 불교성지 이름이기도 하다. 이곳은 재가회원과 방문자들의 보시로 운영되고 있으며, 보시 재물을 관리하는 단체는 영국승가후원회이다.

<사진설명>아마라와티에는 일반인을 위한 다양한 수련회가 실시되고 있다.

2005년 아마라와티의 수련회를 보면 대체로 한 달에 두 번 씩의 3일 내지 10일 수련회가 열리고 있다. 이중 5월과 9월에 열릴 아잔 수메도가 지도하는 수련회는 이미 마감이 끝났다고 한다. 모든 수련회는 미리 신청을 해야 하고 홈페이지에는 제한된 인원수 때문에 한 사람의 수련회 참석을 연 3회에 한한다는 단서가 붙어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수행의 열기가 뜨겁고 또 수메도 스님이 많은 존경을 받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이 수련회 중에는 또 비구니 스님이 혼자서 또는 두 사람이 함께 이끄는 수련회도 3~4개가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8월에는 숲속승가의 설립자 아잔차의 고국인 타이 어로 진행되는 타일랜드인을 위한 수련회가 개최되고 11월에는 불교-그리스도교 수련회도 열린다. 수련회를 지도하는 상급 지도법사만도 10여명에 달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수련회의 빈도수나 다양성도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주말수련회가 주로 입문자를 위한 것이라면 10일수련회는 명상과 마음챙김을 좀더 심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상급 지도법사만도 10여명

수련회는 참가자에게 무료이지만 다음 수련자를 위해 보시를 하고 가는 전통이 확립되어 있다. 즉 언제나 참가자들은 선배들의 보시의 공덕을 받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련회를 가능하게 하려면 1인당 하루 비용이 15파운드라는 기준 정보도 제시되어 있다.

위파싸나 명상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이곳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2시에는 초심자를 위한 명상 워크숍이 열려 참가자의 질문도 받는다. 이 경우는 사전신청이 필요없다. 매년 여름 7월 안거가 시작되면 일요일마다 상급 스님들이 가족들을 위한 대중강연을 한다고 한다. 또는 주말에 두 번의 가족 행사가 열리고 가족캠프도 진행한다. 여름 가족캠프는 1985년부터 시작되어 현재는 100명 단위 1주일 수련회를 2번 연이어 하고 있다. 아마라와티에는 이런 수행가족들의 정성과 기도가 담긴 스투파가 있다. 1988년 모든 가족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돌을 가져오게 한 후, 절 마당에 가득 쌓인 돌을 니리파니야 비구니 스님의 지휘 하에 젊은이들의 도움으로 돌탑이 완성되었던 것이다.

아마라와티의 강점은 재가자로 이루어진 후원네트워크인 아마라와티 재가자협회(Amaravati Upasika Association, AUA)가 활발한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영국에 불교 전통이 짧아 좀더 포용적이고 비독단적인 재가불교수행에 후원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힘을 합쳐 만들었다. 재가자협회의 목적에는 승가와의 접촉을 후원하고 재가수행을 뒷받침해줄 체계를 발전시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승가 및 재가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전통적으로 비불교적인 문화권에서 불자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지역 모임에 참석하고 전화나 메일을 통해 접촉을 유지하며 일상생활속에서의 수행에 관련있는 주제를 탐색한다.

1977년 아잔 차는 영국 승가 후원회(English Sangha Trust)의 초청을 받아 영국을 방문했다. 그는 이 때 10년 동안 지도해 온 영국인 수제자인 아잔 수메도를 동행했다. 아잔 차는 얼마 후 귀국했지만, 영국에서 다르마를 구하는 열기가 뜨거움을 감지했기에 아잔 수메도와 비구 3명을 영국승가후원회 소유의 햄스테드사원(Hempstead Vihara)에 남겨두고 갔다. 1978년 여름 웨스트 서섹스의 아름다운 청정림에 108에이커(13만평)의 땅을 보시받아 1979년 인근의 칫허스트 농가를 매입했다. 이때 다른 기증자가 비구니들의 숙소를 매입, 보시하여 영국 최초의 비구니 수행공간이 생겼다. 이것이 영국 최초의 숲속승가 승원인 치타위웨카가 되었다.

영국 첫 비구니 승원도 설립

1984년 8월에 칫허스트에서 두 명의 비구가 아마라와티에 도착하여 대문을 열면서 두 번째 승원 아마라와티가 공식 개원되었다. 다음 날에는 칫허스트의 모든 비구니들이 스투파에 안치할 귀중한 불교의 유물을 가지고 순례를 떠나 도보로 이곳에 도착하였으니 아마라와티의 진정한 개원이라고 할 만한 날이었다. 아마라와티의 의미는 서양 최초의 지속가능한 승가공동체를 설립했다는 것이다. 또한 비구와 비구니가 한 승원에서 차별없이 조화롭게 정진하는 곳이라는 의미도 있다. 1979년 4명의 수행자로 시작된 치타웨위카의 비구니 승가가 이제는 20여명으로 자라났고 수행장소도 치타웨위카와 아마라와티의 두 곳으로 늘어났다.

새벽 4시에 명상종이 울리면서 5시에 예불과 명상으로 아침을 시작하여 울력, 개인 수행을 하고 오후불식을 지켜 오후 5시에 저녁식사 대신 차를 마시고 저녁예불을 올리며 사는 사람들, 계율을 지키며 석가모니 부처님처럼 숲속에서 깨어있음과 명상을 수행하며 사는 이들은 전세계 곳곳에서 모여드는 방문객들에게 삶의 모델과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진우기〈불교전문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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