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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영국 재소자 교화단체 앙굴리마라

기자명 법보신문

영국 교도소에 꽃피운 불교

태국 戒 받은 영국인 스님의 사회봉사
영국에 불교 전하는 역할 톡톡히 담당


99명의 사람을 죽여 그들의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목걸이를 만들고, 붓다를 죽임으로써 100명을 채우려했다는 희대의 살인마 앙굴리마라. 그를 미워하는 스승의 꾐에 빠져 잘못된 길로 들어섰던 그는 결국 붓다에게 교화되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고, 아무리 나쁜 짓을 많이 한 사람도 마음의 방향을 바꾸면 훌륭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의 대명사가 되었다.

<사진설명>위는 교도소에서 참선을 배우고 있는 재소자들. 맨아래사진은 앙굴리마라를 설립한 아잔 케마담모 마하테라 스님. 스님은 2003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사회복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훈작사 작위를 받았다.

이 전설적인 살인마의 이름을 딴 영국의 불교단체 ‘앙굴리마라’는 서구의 대표적인 교도소 불교 교화기구이다.

1985년 2월 마하푸자 데이(기도 정진의 날)에 창립된 앙굴리마라는 서구사회에 불교 사회복지의 표본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불교가 생소한 영국 땅에 불교를 널리 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 단체는 영국 여왕교도소(Her Majesty Prisons) 내 재소자 교화를 시작으로 교도소내 불교포교사나 카운슬러 교육 프로그램을 전파하는 한편 죄수들이 석방된 후 지속적으로 갱생 지도와 조언을 해주는 봉사활동, 불교자문단 활동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나갔다.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역의 교도소를 중심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앙굴리마라는 1999년부터는 그 범위를 스코틀랜드로까지 확대했다.

앙굴리마라 회원들은 직접 교도소를 찾아다니며 재소자들과의 교화 시간을 갖거나, 죄수들과 펜팔 친구로 활동하거나 금전적 지원을 하며, 재소자들이 출소한 뒤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구 불교 교화의 선두주자

앙굴리마라 사이트(www.angulim ala.org.uk)에는 교도소내 불교포교사나 카운슬러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회원들의 봉사활동 체험담, 앙굴리마라 회원의 의무 등이 실려 있다.

이들은 교도소에 갇힌 사람들에게 불교 명상이 아주 큰 교화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영국은 물론 서구에서 불교 사회복지가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을 확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앙굴리마라 설립자 케마담모 스님=앙굴리마라를 설립한 아잔 케마담모 마하테라 스님은 태국에서 계를 받은 영국인 스님이다.

원래 배우였던 그는 1971년 돌연 태국으로 건너가 스님이 되었다. 그때가 그의 나이 27살이었다.

여왕으로부터 작위 받아

붓다가 살인마 앙굴리마라를 교화시켜 훌륭한 스님으로 변화시켰다는 이야기에 깊은 감화를 받은 스님은 영국으로 돌아가 1977년부터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불교교리와 명상을 가르쳤다.

스님은 “나는 한번도 감옥에 가본 적이 없었지만, 작은 방안에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출가한 승려들과 재소자들의 환경이 비슷하게 작용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래서 명상을 통해 재소자들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고 앙굴리마라의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스님은 또 “앙굴리마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깨달음의 가능성이 대부분 극한의 상황 즉 스스로 변화할 수 있다고 믿고, 변화하려고 하는 그 순간에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었다”고 말한다.

스님은 2003년 6월 영국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약 25년간 앙굴라마라를 통해 사회복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OBE(대영제국 제4급 훈작사) 작위를 받았다. 이로써 스님은 영국의 작위를 받은 최초의 불교계 승려가 되었다.

◇참선의 교화 효과 ‘탁월’=최근 앙굴리마라와 같은 불교교화단체의 활동이 큰 인기를 끌면서, 서구에서는 참선의 교화 효과에 대한 연구가 연달아 발표되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3년 8월 4일 “시애틀 근방의 킹스카운티 교정시설에 수감된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위파사나 명상훈련을 하루에 11시간씩 10일간 실시한 결과 재범률이 75%에서 56%로 감소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또 의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명상은 우울증, 과잉행동, 주의력 결핍증 등 심적 불균형 상태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데 큰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재소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긍정적인 상태로 전환시킴으로써 범죄 성향을 줄이거나 면역체계를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명상이 재범률을 20∼30% 정도 감소시킨다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재소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자, 서구 각국의 정부는 교도소 내에 불교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불교단체들은 사설 불교교도소를 건립하고 있다.

불교교도소 점차 확대 추세

불교 프로그램이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자아성찰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통제를 받는 재소자들이 스스로 깨침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만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명상’은 재소자들의 정서순화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교평화교우회(BPF) ‘교도소 프로젝트’, 최근 미국 교도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통런 명상(Tonglen meditation), 미국 아이오와 주 마하리쉬 상담 기구(MCI)의 직관 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 등은 대표적인 불교교화 프로그램이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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