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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벗어났다는 건 무엇인가요?

기자명 법보신문

윤회하는 ‘나’없음을 깨닫는 것

Q : 생사를 벗어났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A : 참선은 한 생각이라도 일어남을 경계합니다. 만약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이 어떤 사건에 대하여 옳다 그르다 혹은 어떻다 라는 생각이 일어난다면 그 사람은 깨달음은 고사하고 사물의 진실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견해는 진실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알 수 없는 것은 알지 못합니다. 자기가 안 것이 진실이라면 그 견해는 타당하다 하겠으나 만약 그 앎이 틀린 것이라면, 진실과 전혀 다른 것을 알고 있는 것이 됩니다.

어떤 앎도 완전한 앎이 아닙니다. 이런 앎으로는 모든 진실을 다 알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진실은 앎이 미칠 수 없는 곳에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은 사물의 진실을 아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아는 것을 알뿐입니다.

어떤 사람이 불치의 백혈병이 걸려서 곧 죽게 되었다고 합시다. 그러면 보통 당사자는 인생이 슬프다든가 한이 많다든가 혹은 인생이 꿈과 같다고 생각하면서 삶을 아쉬워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생각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생각한 것이지 알지 못하는 것을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만약 ‘나’는 원래 없는 것이었다고 한다면, 이것이 진실이라면 그 사람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 될 것입니다. 그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헛된 생각 속에 빠져있는 것이 됩니다.

‘나’가 없다는 이 말은 사실입니다. 몸은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고 마음은 원래 없는 것이라 몸이 없어지면 마음도 없어집니다. 그런데 무엇이 내 것이겠습니까? 만약 내 몸이 내 것이라면 내 마음대로 되어야 할 것인데 이 몸은 나와 상관없이 병들고 늙고 죽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어찌 내가 있는 것이겠습니까?

나는 없는 것입니다. 나니 너니 하는 것, 그리고 ‘나’가 있으므로 해서 생겨났던 모든 것들은 다 허망한 명칭만 있는 것이지 그 실체는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지금도 나는 없는 것이며 죽을 나도 없는 것입니다.

현명한 사람은 말이나 생각이나 행동에 유혹되지 않습니다. 죽어도 죽는 자는 없고 태어나도 태어난 자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죽음이 닥쳐와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 사람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닙니다. 이런 사람을 생사를 벗어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잘못 알고 있는 견해를 사실로 생각하기 때문에 생사에 집착하게 되고, 죽음이 임박하게 되면 허망한 앎에서 나온 생각 때문에 생사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선(禪)수행은 자기 생각에 유혹되지 않는 수련을 하는 것입니다. 습관적으로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각종 생각을 중지하고 마음을 고요하게 쉰 상태로 일상사를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진정한 행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불선원 선원장
(cafe.daum.net/mubuls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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