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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만 하려면 망상이 들끓습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윤회서 벗어나겠다는 굳은 각오를

Q : 앉아서 수행을 하려고만 하면 망상이 스크린이 지나가듯 계속 나타나서 오히려 번뇌가 더 늘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A : 과거의 일들이 떠오르고 그로 인하여 망상이 확대되면서, 마음속이 심한 산란심으로 괴로울 때는, 수행을 하기 전에 멋대로 방일하면서 살았던 결과들이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떠올려야 하며, 알아차리는 순간, 그 흐름을 멈추도록 정복해야만 합니다.
정신없이 헤매고 다닐 때도 망상이 무수히 일어났다가 사라지고, 다시 생겼다 없어지고 하는 일들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지만, 강한 바깥의 경계에 이끌려 감지하지 못할 뿐입니다. 그러나 고요히 앉아서 수행의 대상에 집중을 해 가다보면, 점점 깊은 단계에 들어, 거친 수위의 마음이 제거되면서, 이러한 현상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데, 마치 망상이 더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착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구사론(俱舍論)』에서는 우리의 지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의 최소 단위가, 한 찰나는 1/75초로 환산하는데, 이는 다시 말해 1초에 75회의 생멸(生滅)이 있지만, 우리가 바깥의 강한 경계에 휘말려 그것을 감지하지 못 할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때는 망상을 해석하려 하지 말고 자기에게 주어진 주제의 수행을 열심히 관(觀)하고 또 관하면서 수행하다보면, 이러한 것들은 저절로 사라지게 됩니다.
자꾸 그렇게 수행을 해 가다 보면 망상이 점점사라지고, 수행의 주제를 더욱 성성하게 끌고 갈 힘이 생기면서, 차츰 깊은 선정에 들게 되어, 이후에는 언제 어느 때나 선정에 쉽게 들고 나올 수 있게 까지 숙달이 되어집니다.

거울에 낀 때를 벗겨 내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추듯, 우리들의 본래 갖추어진 불성(佛性)의 자리도 차츰 밝게 드러나게 되면서, 언젠가는 항상 밝게 빛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신심을 갖고, 빨리 무엇을 어떻게 성취해야겠다는 조급증을 버리고 지속적으로 노력을 해가야만 합니다.

Q : 수행하는 조건이 어려워 자꾸 미루어지고 있습니다.

A : 수행하기 좋은 조건을 다 갖추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세속의 일에서도 자신에게 어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놓치지 않으려는 것과 같이, 수행을 할 때도 지금 이만큼의 조건을 갖추었을 때 슬기롭게 활용하지 못한 채 지나쳐버려서는 안됩니다.

티베트의 어느 선사는 세속의 일이란 턱수염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턱수염이 밀어내면 길어나고 또 밀어내도 길어나듯이 세속의 일도 끝이 없다는 의미 입니다. 우리는 언제 염라대왕 앞에 갈지 모릅니다. 나이가 많다고 먼저가고, 젊다고 나중에 가라는 순서는 없기 때문입니다. 예로부터 오는 순서(출생)는 있어도 가는 순서(죽음)는 없다고 하였듯이, 지금 이 순간부터 닦지 않으면 평생 차일피일 이런저런 조건만 따지다가 어느 날 염라대왕의 문을 노크할 날이 오고 말 것입니다. sat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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