⑪ BPF(불교평화우의회)
⑪ BPF(불교평화우의회)
  • 법보신문
  • 승인 2005.07.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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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불교단체 기행
<사진설명>BPF는 개인의 수행과 평화가 사회와 인류의 평화로 연결되는 통로라 주장하며, 참선·철야정진 등을 통한 대사회적 운동을 전개해왔다.

# 특별한 ‘신발’ 전시회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는 아주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진흙과 흙먼지로 뒤덮인 신발 수천켤레가 쌓인 전시장, ‘이라크 전쟁이 남긴 것’이라는 전시 타이틀을 통해 방문객들은 그것이 누구의 신발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신발의 주인들은 이라크 전쟁에서 죽은 미군과 이라크 민간인들이었다. 그 가운데는 미국 국방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군인들도 포함돼 있었다. 그 전시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침묵 속에서 12시간 동안의 릴레이 명상을 이어나갔다.

이 전시회를 주최한 BPF 관계자는 “전쟁에 소요되는 인간 비용(the human cost of war)에 대해 열린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전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 사형수를 위한 기도
지난 겨울 인디아나 주립 교도소 앞에서는 온몸에 담요를 뒤집어쓴 수십명의 불자들이 영하의 날씨 속에서 참선 수행을 진행했다. 이는 주정부의 사형제 허용 법안을 반대하는 BPF 시카고 회원들의 시위였다.


‘사형제 폐지’ 명상 시위

“인간은 어떤 경우에서도 살생을 저질러서는 안되며, 어떤 이유에서든지 다른 생명을 죽일 권리가 인간에게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20여년째 미국 교도소내 교화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이들 BPF 회원들은 미 전역에서 수년전부터 사형제 폐지 운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이 시위에 참가한 BPF 회원 카를로 아르데스 씨는 “수많은 수감자들이 스스로 저지른 죄업 때문에 목숨을 잃고, 더 이상 참회할 기회조차 박탈당한다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나는 BPF 교도소 프로그램 봉사에 참가하면서 저들이 우리가 처벌해야 될 사람들이 아니라 언제라도 죄를 저지를 수 있는 나 자신이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BPF(Buddhist Peace Fellowship, 불교평화우의회)는 불교수행과 사회 참여의 결합을 시도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불교 NGO 단체이다.

<사진설명>BPF 창설자 로버트 아이켄.

1979년 창설된 BPF는 ‘평화’와 ‘비폭력’ 같은 문제에 대해 종파나 종교를 넘어서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구에 ‘불교 목소리’ 대변

하지만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땅에 고통을 가져오는 전쟁과 핵, 가난, 군사 독재 등의 문제에 대한 불교적 해법을 제시하는 데 있다. 그리고 이들의 구호가 불교적 이론이 아니라 개개인의 불교 수행으로부터 현실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BPF 회원들은 사회활동과 불교 수행을 결합하는 시도를 꾸준히 전개해오고 있다. 이들에게 NGO 활동은 수행을 통한 사회참여, 사회참여를 통한 수행의 일환이다. 이라크전 사망자들의 신발 전시 가운데 철야 명상을 하고, 교도소 앞에서 ‘사형제 반대’ 피켓을 설치하고 참선 수행을 하는 것도 이들의 사회참여가 불교 수행과 별개가 아님을 드러내는 작은 제스추어라 할 수 있다.

BPF는 이러한 수행의 사회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BASE(Buddhist Alliance for Social Engagement, 참여불교도연맹)라는 산하단체를 설치하여 불교수행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BASE에서는 △청소년 수행 프로그램 △인권과 관련된 편지 쓰기 운동 △분쟁지역 피난민과 공동 생활 △철야기도와 시위 참여 △유해상품 보이콧 및 에너지 절약 운동 등 불자들이나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참여불교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총 4000여명의 회원과 45개의 지회로 구성된 BPF의 활동은 이제 미국을 넘어 ‘세계무대’로 확대되었다.

BPF는 미국 내의 문제뿐 아니라 베트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티베트, 최근에는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세계 전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1996년 카이저 재단으로부터 5천달러를 받아 태국과 미얀마 국경 양쪽 지역에서 미얀마 장애인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이동의료팀을 지원했으며, 아웅산 수지 여사가 가택 연금운동 상태에서 풀려나도록 국제적인 여론을 조성해오고 있다. 또한 베트남 정부의 불교 탄압, 티베트 독립, 캄보디아 구호활동 등 범세계적인 평화운동에서 서구 불교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군비축소, 환경문제, 인권문제에서도 불교 속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진지한 모색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남아시아에 쓰나미 재해가 발생하자 스리랑카 사르보다야 운동본부에 구호물자와 함께 자원봉사자를 파견하기도 했다.

BPF는 설립 목표에서 △우리의 수행을 통해 모든 존재의 평화를 수호하는 공공적인 증인이 되는 것 △불교 공동체 속에서 인간적이고 환경친화적이며 사회 정의를 수호하는 것 △이 시대의 평화와 환경, 사회정의에 대한 불교적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회원들의 활동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BPF가 미국 내에서 펼치는 사업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교도소 교화사업이다. 이들의 ‘불교 명상’을 통한 재소자 교화사업은 미국내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고, 미국 전역의 교도소에 불교 명상이 도입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명상이 재소자 재범 방지에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까지 발표돼 이들의 활동이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BPF는 불교계간지 『Turning Wheel』을 발간해 미국 전역의 교도소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교도소 명상교화 대성공

미국 불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BPF의 활동은 동양으로 역수입돼 아시아 NGO 활동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은 INEB와 연대해 아시아 국가들이 처한 인권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으며, 불교 NGO들의 목소리가 세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각종 인권운동 현장 및 세미나에 불교계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BPF 활동의 요체는 개인의 수행을 사회 참여활동으로 승화 시킨다는데 있다. 이들에게 있어 수행과 NGO 운동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개인의 수행’을 ‘사회와 인류의 평화’로 직접 연결시키는 통로인 것이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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