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⑭ 인광법사 유통 『불가록』 중에서

기자명 법보신문

색욕 절제해야 번뇌도 가라앉는다

듣자하니 죄업의 바다가 아득하지만 색욕처럼 끊기 어려운 욕망이 없고 티끌 속의 세상 시끌벅적하지만 사음(邪淫)보다 범하기 쉬운 죄가 없다고 한다. 산을 뽑아 던질 힘과 세상을 뒤덮을 만한 기개를 자랑하는 영웅도 여기에 걸려 나라를 망치고 목숨을 잃으며 비단결 같은 마음과 폭포수 같은 달변을 갖춘 천재도 이것 때문에 절개를 꺾고 명예를 땅바닥에 떨어뜨린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진이나 어리석은 자 가릴 것 없이 모두 한결 같이 되풀이해 왔다.

하물며 지금 세상에 음란한 풍조가 날로 치성하고 옛 윤리 도덕은 갈수록 쇠퇴하여 경박하게 날뛰는 젊은이들이 홍등가의 유혹에 푹 빠져드는가 하면 지혜롭고 학식 많은 문인조차도 값싼 연애 소설의 습기에 젖어든다. 입으로는 욕심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욕정의 생각은 더욱 불어나고 귀로는 음란을 끊어야 한다고 들으면서도 음란의 기회는 배나 늘어난다. 길가에서 교태로운 모습을 만나면 눈동자가 천 번이나 휘둥그래지고 문틈 사이로 아름다운 여색을 스치면 창자가 백번이나 꼬부라진다.

결국 마음이 육신의 부림을 당하고 의식이 감정에 질질 끌려간다. 쭈글거리는 얼굴의 하찮은 할멈이나 볼품없는 몸매의 시골뜨기 아낙이라도 어쩌다 꽃과 풀잎을 머리에 꽂으면 마치 서시(西施)같은 미인이라도 된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니 간음이 천지도 용서하기 어렵고, 신명까지 진노하는 엄청난 죄악임을 어찌 염두에 두겠는가.

만약 다른 여자의 지조와 절개를 빼앗으면 자기 아내나 딸들이 그 빚을 갚아야 하고 또 남들의 명예와 소문을 더럽히면 후세 자손들이 그 과보를 받는 줄은 아는가? 후손이 끊긴 무덤의 주인공은 모두 경박하게 미쳐 날뛰던 젊은이 아닌 자 없으며 기생과 창녀의 조상들은 죄다 화류계에 탐닉했던 건달들이라네. 부자가 될 수 있는 자도 옥루의 호적에서 삭제되고 귀인이 될 운명의 사람도 금방의 명단에서 제외된다. 회초리, 곤장, 징역, 유배, 사형 등 살아생전에는 다섯 등급의 형벌을 당하고, 지옥, 아귀, 축생 등 죽은 뒤에는 삼악도의 윤회 고통을 받아야 하리.
이전의 은혜와 사랑, 이제 와서 텅 비어 버리니 옛날의 영웅 같은 기개는 어디 가고 없는가? 포부 큰 청년과 뜻 높은 선비와 학식 많고 덕망 있는 명인 모두에게 두루 권하노니 진리를 깨달으려는 마음 내어 색마의 장애를 과감히 쳐부수시라.
연꽃 같이 흰 얼굴도 잠시 살점 붙은 해골에 불과하고 화려하게 치장한 미모도 옷 덮어씌운 똥오줌임을 아는가. 설령 옥같이 곱고 꽃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마주하더라도 모두 누이 같고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품고 대하라. 아직 사음의 죄악을 범한 적이 없는 이는, 발을 헛디뎌 빠지는 일이 없도록 예방할 것이며 일찍이 나쁜 짓을 행한 적이 있는 자는 한시 바삐 고개 돌려 참회하세.

인광법사는?

염불수행으로 교화에 헌신한 근세 중국의 대표적인 고승인 인광법사(印光, 1861~1940)는 평생 수많은 재가신도들에게 편지로 설법하여 수많은 중생을 교화했다. 그럼에도 스님은 자신을 낮추어 ‘죽과 밥만 축내는 중’, ‘항상 부끄러운 중’이라며 평생 수행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불가록(不可錄)』은 원래 붕태사가 편집한 것이나 서문을 쓰고 보급한 인광법사에 의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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