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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가족의 소중함

기자명 법보신문
여름 휴가기간동안 다들 별거 없으셨는지요. 저도 요 며칠 휴가를 받아서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러 호주에 와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기러기 아빠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열심히 돈 벌고 아내와 아이들은 호주에서 유학하는…. 제게는 첫째, 아들 하나와 5살 된 막내딸이 있는데 그 어린 아이들을 보내놓고 잠을 설치는 경우도 사실 많습니다.

아내와 아이를 함께 유학 보내고 홀로 한국에 남게 된 남편을 일명 ‘기러기 아빠’라고 하는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계층에 한정된 이야기였지만, 요즘은 국내 일반 가정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느 언론매체에 따르면 한 기업의 경우 미성년 자녀를 둔 직원의 10% 이상이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할 정도라니 특정인들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조기유학에 대해 찬성하지는 않았지만 연예인의 자녀, 특히 제가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결코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장래를 위해 좋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아내와 함께 호주에 보냈습니다.

기러기 아빠 생활한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나가는데 사실 혼자라는 외로움은 적응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건강을 위해 집에 있을 땐 꼬박꼬박 끼니를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지만 막상 상을 차려도 혼자 밥 먹을 때 느끼는 처량함 때문에 밥이 넘어가지 않아 몇 술 뜨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넉넉하지 못한 학비로 아이들의 생계와 학업, 생활 등을 책임지는 아내를 생각하면 그 외로움도 잠시, 스스로에 대한 투정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특히 정말 오랜만에 휴가를 얻어 가족들을 만났기 때문인지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부인과 아이들은 이곳 호주에 있는 정법사의 신도입니다. 타국에서의 외로움과 사소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사찰 내에 연계되어 있는 불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스님과 상담하고 말이죠. 사실 어려운 일에 닥쳤을 때 종교에 의지하고 기도 모습이 가장 바람직한 종교의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다들 아시겠지만 불교보다는 개신교가 그런 면에서는 아주 월등합니다. 이곳 호주에서도 교회에 다니면 한결 살기 쉽고 편하다고 합니다. 때문에 타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교회에 다니며 생활에 필요한 작은 것부터 큰 것들까지 도움을 받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이 현실입니다. 불교의 해외포교의 중요함, 배려와 관심이 상당히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또 비행기를 타고 호주로 향하는 길에 아시아나 파업으로 인해 많은 이들의 발이 묶여 있다는 점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저처럼 몇 달만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이들,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큰 꿈을 품고 유학을 결정한 학생, 심지어는 타국에서 돌아가신 친지에게 가는 이들까지, 각자 모두의 중요한 용건으로 비행기에 올라야 할 사람들이 많은데 말이죠.

누구의 잘잘못과 이유를 떠나서 똘똘 뭉쳐 국민들이 모두 각자의 임무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해 국력을 키워야 할 중요한 시기에 이러한 불미스런 일이 생겼다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한편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이 2005 동아시아축구 대회 여자부 초대 챔피언에 올라 우승을 거둔 소식은 한 여름 단비 같이 지치고 힘든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비록 남자부는 꼴찌를 면치 못했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우리 여자축구 선수들의 꾸준한 노력과 인내로 결국 우승을 거머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러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단비같은 좋은 소식들이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여러분에게 닥친 어려움과 고민들이 모두 부처님 가피로 잘 해결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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